파트너 리셋

노호층권

by마이즈

새로 바꾼 게임 팩은 표지부터 멋있었다. 두 남자가 검을 십자 모양으로 교차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전기가 일어나고 있었다. 검을 휘두르는 2인용 액션을 기대하며 게임을 켰는데,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는… 어? 이거 그 게임 아니야? 동생의 언질을 통해 떠오른 게임이 있었고, 게임팩 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뭐야. 이카리 2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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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는 둘째 외삼촌 집에 살던 시절, 게임 상자에 담겨있던 게임이었다. 사촌인 불곰 형이 좋아하던 게임이다. 불곰 형은 상의 탈의를 하면서까지 나와 파트너를 하려고 했었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었으니까. 결국 게임을 클리어한 것은 불곰 형과 나의 콤비였다. 하지만 지금 불곰 형은 없다. 우리는 따로 살고 있으니 이제는 동생과 함께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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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어쩐지 게임을 같이 플레이하기 불편한 눈치였다. 다섯 아이들이 게임을 돌아가면서 하는 환경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게임마다 하는 사람이나 파트너가 지정되었다. 이카리는 불곰 형의 게임이었고, 파트너는 항상 나였다. 사촌 형과 친 형이 함께 클리어한 게임인데, 이제는 사촌 형 대신 자기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캐릭터라도 달라졌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게임 속 캐릭터는 여전히 이카리 1과 동일한 랄프와 클라크였다. 내 입장에서는 동생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답답했다. 혼자서 클리어할 수 있을 만만한 게임이 아니다. 동생이 최선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데 그렇다고 강제로 시킬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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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게임 친구들에게 고민을 상담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친구 중 하나가 명쾌한 해답을 내주었다. 이카리 1을 둘이 깨면 되는 것 아니야? 어 그거 좋다. 쟤한테 이카리 있을걸? 게임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나는 이카리 1을 빌려서 집에 돌아갔다. 동생에게 게임을 하자고 해놓고 이카리 2가 아닌 이카리 1을 틀었다. 어? 이건 왜? 2편을 하려면 1편부터 순서대로 해야지. 괴물 들이랑 싸우다 보니까 군인 들과 싸우면서 다시 연습을 좀 해야겠더라고. 그렇게 동생과 둘이서 이카리 1을 클리어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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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오래 기다리던 이카리 2를 시작했다. 과연 동생은 이전과 달랐다. 어느새 우리는 랄프와 클라크에 완전히 동화된 것이다. 함께 적의 군부대와 요새를 때려 부수던 우리 형제는 이제 이 세계에 있는 수많은 괴물들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이제는 동생도 누군가의 역할을 뺏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듯했다. 불곰 형에게는 미안하지만, 앞으로 이카리 시리즈에서 나의 파트너는 동생이 돼야 했다. 몇 편이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다른 게임에서 그러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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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즈의 30가지 메모리 -1988

노호층권. FC. 코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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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아케이드로 이카리의 후속작이 발매되었는데, 이 게임이 노호층권입니다. 전작의 주인공인 랄프와 클라크가 이 세계로 떨어지며 괴물들과 싸우는 내용이었어요. 땀내 나는 밀리터리 게임에서 갑자기 판타지로 장르가 바뀌게 되었지요. 제목이 어려워서인지 이식 판에서는 ‘이카리 2 -노호층권-‘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 담고 있는 내용은 1988년 패미콤 이 식판인데, 전체적인 조작과 밸런스가 변경되었어요. 패미콤 만의 특별한 점이 있는데, 둘 모두 검을 든 상태로만 사용할 수 있는 초 필살기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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