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데라 토류몬 ①

경험을 가치로 환산합니다

by기묘한
도쿄에서 밥 먹으며 공부합니다 — 3박 4일의 여행에서 발견한, 맛있는 한 끼 뒤의 비즈니스 이야기입니다.


오노데라 토류몬. 이번 일본 여행에서 유일하게 타베로그의 교차 검증 없이 고른 식당이자, 지난 여행에 이어 다시 찾은 단 하나의 식당이기도 합니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것도 의외로 맛집 추천 글이 아니라 비즈니스 아티클이었어요. 초밥만큼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방식이 흥미로웠죠. 앞선 오가와가 경험을 더하며 가치를 키웠다면, 이곳은 반대로 무언가를 덜어 내며 가치를 만든 곳이었습니다.


토류몬(登竜門)은 우리말로 읽으면 ‘등용문’입니다. 거센 물살을 거슬러 용문을 뛰어오른 잉어가 용이 된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이죠. 중요한 시험이나 출세의 관문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이는데요. 이 스시집의 이름으로도 꽤 잘 어울립니다. 이곳 카운터에 서는 이들은 언젠가 스시 장인이 되기를 꿈꾸는 젊은 직원들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초밥을 합리적인 가격에 먹는 대신, 손님은 아직 경험을 쌓아 가는 이들의 연습 상대가 됩니다. 그렇다고 손님이 일방적으로 배려해 줘야 하는 식당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맛있었고, 지인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았거든요. 숙소에서 가까워 동선을 짜기도 편했고요. 그래서 도쿄에서 일하는 동생과의 저녁 약속도 이곳으로 잡았습니다. 대기는 일찌감치 걸어 두었지만, 정작 동생은 약속한 8시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요.


도쿄_051_토류몬 외관.jpg오노데라 토류몬은 멀리에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느끼지는 곳이었습니다 ⓒ기묘한


동생을 기다리며 가게 안을 둘러보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급 스시집과는 분위기부터 완전히 달랐습니다. 숨죽인 채 셰프의 손끝만 바라보는 조용한 카운터 대신, 왁자지껄한 외국인 단체 손님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거든요. 한 무리가 웃고 떠들며 나가면 금세 또 다른 무리가 들어와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긴자 한복판의 고급 스시집이라기보다는 활기찬 동네 맛집에 가까운 풍경이었죠. 그 모습을 보며 이곳의 독특한 콘셉트를 조금 더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밥 짓기 3년, 쥐기 8년


일본 스시 업계에는 '밥 짓기 3년, 쥐기 8년'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반드시 11년을 채워야 한다는 규정은 아니고요. 장인이 되기까지의 긴 수련을 상징하는 표현이죠. 전통적인 도제 방식에서는 청소와 설거지부터 시작해 밥을 짓고 생선을 손질하는 법을 익히며, 조금씩 더 중요한 일을 맡았습니다. 손님 앞에서 직접 스시를 쥐는 건 한참 뒤의 일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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