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보여주면 그 가치는 배가됩니다
도쿄에서 밥 먹으며 공부합니다 — 3박 4일의 여행에서 발견한, 맛있는 한 끼 뒤의 비즈니스 이야기입니다.
오가와커피 라보라토리. 이곳의 정체가 카페라는 걸 알고 나니, 우선 커피부터 한 잔 마시기로 했습니다. 애초에 이곳을 발견한 것도 커피 수혈이 필요해 헤매던 중이었으니까요. 유명한 로스터리라고 하니 솔직히 커피 맛도 기대가 됐죠.
음식이나 음료의 맛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혀로 느끼는 맛 자체는 물론이고, 눈에 보이는 모습이나 향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저는 긴자 하치고 편에서 말씀드린 ‘기대’라는 심리적 요소, 그리고 내가 이 음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하는 ‘앎’의 정도도 빼놓을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커피를 꽤 좋아합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명한 카페는 꼭 찾아가 볼 정도로요. 여행 중이 아니어도, 평소 필터 커피나 핸드드립 메뉴가 있는 곳을 일부러 찾아 주문하곤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 미각은 그리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커피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챌 정도는 절대 아니에요.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 그리고 풍미가 복합적인지 아닌지 정도를 간신히 구분하는 수준이죠.
그래서 웬만큼 맛있는 커피라면 일단 제 기준은 통과합니다. 그다음 평가는 주문하는 과정, 바리스타의 응대, 맛과 향을 안내하는 컵 노트의 상세함에서 갈립니다. 평소 선호하지 않는 산미가 강한 커피라도, 어떤 맛을 의도했는지 설명을 듣고 납득이 되면 오히려 도전해 보는 편이에요.
그런 면에서 오가와커피 라보라토리는 합격이었습니다. 직원들은 친절했지만 언어의 장벽 탓에 설명과 추천을 완벽히 알아듣지는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메뉴판을 비롯해 곳곳에 마련된 안내 덕분에, 꼼꼼히 따져 가며 커피를 고를 수 있었거든요.
고심 끝에 고른 건 ‘하우스 블렌드 교토’였습니다. 교토라는 이름을 내건 기본 블렌드인 데다, 설명을 읽으니 균형 잡힌 무난한 맛을 기대할 수 있었거든요. 실제로도 제가 딱 좋아할 만한 맛이었습니다. 산미는 과하지 않으면서 단맛은 적절한, 데일리 커피 그 자체였죠. 커피를 손에 들고, 커피 바부터 본격적으로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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