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사나이에게도 순정이있다."
사진 출처-타짜 곽철용 명대사 모음 - 묻고 더블로 가! : 네이버 블로그
고도비만이 무너뜨린 건 체중이 아니라 라인이었다.
살은 빠졌다. 숫자는 줄었다. 그런데 몸의 선은 돌아오지 않았다. 걷고 뛰어도, 체지방이 빠져도, 어딘가 무너진 채로 있었다. 순환만으로는 되살릴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팔은 몸에 비해 얇다. 그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그런데 아랫배는 쳐져 있고, 종아리는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짧고 굵다. 내가 조금만 일찍 관심을 가졌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93킬로그램까지 찌우는 동안 몸을 방치한 건 내 잘못이다. 변명할 수 없다.
방치해서 미안해. 지금이라도 챙겨줄게.
처음 도우미를 구매하게 된 건
그 도우미의 정체는 유리 괄사였다.
왼쪽에 손잡이가 뚫린, 손바닥만 한 유리 조각. 어디든 들고 다녔다. 밥 먹을 때도, 일할 때도, 자기 전에도. 심지어 산바카라을 할 때도 한 손에 쥐고 어깨를 문질렀다. 걸으면서 긁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에.
유달리 발달했던 승모근이, 직각이었던 어깨가, 서서히 선을 되찾기 시작했다.
오래된 사진이 있다. 2017년쯤이다. 지금보다 훨씬 가벼웠던 시절인데, 승모근은 그때도 이미 발달해 있었다. 관리를 안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 어깨가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괄사 하나가 한 일이다.
혈액순환이 이렇게 중요한 거였나.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선이 살아나는 거였나. 몸이 먼저 알고 있었던 걸 나만 몰랐다. 꽤 오래.
그래도 지금 알았으니 됐다. 야금야금, 도우미를 사기 시작했다.
다음 영입은 고주파 마사지기였다. 93킬로그램의 무게를 오래 품었던 아랫배는 아래로 처져 있었다. 알로에 겔을 바르고 그 위를 문질렀다. 따끔따끔한 감각이 피부 안쪽까지 닿는 느낌이었다.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반신반의하면서 계속 썼다. 지금도 쓰고 있다.
종아리에 끼우는 건 친구가 선물해줬다. 괄사는 두 개를 더 샀다. 몸에 입증된 도우미니까, 아낄 이유가 없었다.
62킬로그램. 이제는 빼는 시기가 아니라 관리하는 시기가 왔다는 걸 느낀다. 무너졌던 라인을 조금씩 되살리고, 순환을 다듬는 일. 고도비만이었던 몸이 여기까지 왔다.
어느 정도 살을 뺀 동료가 있다면, 고주파 기계와 괄사를 권한다. 단, 괄사는 반드시 알로에 겔과 함께 써야 한다. 그냥 밀면 살이 쓸린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다. 아따가워.
혼자 예뻐지는 것보다, 같이 예뻐지고 싶다. 외로이 버티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면, 그 끝에서 함께 웃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