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곰도 무너진다.
아무래도 사람은 슈퍼맨이 아닌가 보다.
무언가를 1년 넘게 꾸준히 이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히 다이어트처럼 매일 스스로를 다잡아야 하는 일은 더 그렇다.
처음엔 의욕으로 버틴다.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고, 기록하는 재미도 있고, 주변의 응원도 들린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그냥 먹고 싶은 거 먹으면 안 되나?’
‘언제까지 해야 하지?’
그 생각들이 금방 지나가면 좋으련만, 어떤 날은 머릿속에 오래 남아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나는, 한 번도 멈춘 적 없던 일기를 멈추고 말았다.
며칠 쉬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모든 게 무너진 기분이었다.
괜히 부끄럽고, 초라하고, 애써 해온 시간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
사람은 단순히 살이 쪄서 괴로운 게 아니라,
‘나는 왜 이것도 끝까지 못 버티지?’라는 마음 때문에 더 흔들리는 것 같다. 체중계를 피하고 싶어지고,
기록도 회피하게 되고,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결국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너무 힘들다”고.
그랬더니 돌아온 말들은 생각보다 다정했다.
“며칠 지나면 다시 돌아와!! 생활만 비슷하게 유지하면 돼!”
“잠깐 멈춘 거야. 잘할 수 있을 거야.”
“1~2kg 정도는 금방 없어져.”
“오늘은 회피하고 내일 체중계랑 1:1 면담하자.”
웃긴 말도 있었고,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이런 말이었다.
“체중계 숫자보다 눈바디에 집중해봐. 먹는 걸 줄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매일 숨 쉬듯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봐.”
그 말을 듣는데 문득 깨달았다.
나는 결과만 붙잡고 있었지,
내 몸과 마음을 오래 지킬 방법은 배우지 못했구나.
다이어트는 단기간의 의지로 버티는 일이 아니라,
결국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생활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마웠던 건,
잠시 멈춘 나를 아무도 나무라지 않았다는 점이다.
“괜찮아.”
“다시 하면 돼.”
그 말들이 동굴 안에 웅크리고 있던 마음을 조금씩 밖으로 꺼내주었다.
결국 중요한 건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아닐까.
포기만 하지 않으면 끝난 건 아니다.
조금 느려져도 괜찮고,
잠깐 쉬어가도 괜찮다.
사람은 슈퍼맨이 아니니까.
그래도 다시 일어나 움직이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걸로 오늘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