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엄마곰의 발바닥

하늘이 이렇게 높았던가?

by썬이

하늘이 이렇게 높았던가?


핸드폰 작은 액정 안에는 무궁무진한 세상이 있다.

내가 모르던 정보가 무한한 바다처럼 펼쳐 있었고 나는 그 속을 헤엄치다 지쳐 잠들면 다음날 또 수영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나타났다. 즐거웠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던 내게 새 세상을 선물해주는 것 같았으니.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그 세상은 나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주지 않았고 평생 허우적대다 심신이 지쳐버리게 만들었다.

하나만, 하나만. 조금만, 조금만.

그게 날 더 커다랗게 만들었던 것 같다. 세상이 커져서 좋았지만 몸도 커진 그런 엄마 곰의 상태로.


하지만 엄마 곰이 바뀌기로 결정한 뒤 가장 달라진 건 산바카라과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산바카라을 시작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이냐 묻는다면 딱 한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것은 자연이었다.

식물, 하늘, 동물, 공기, 향기, 색.

사실 왜 엄마들이 길 걷다 꽃이 예쁘면 사진을 찍는지 이해해버렸달까나.

image.png

버드나무가 밤을 드리운 자리, 조용한 호수 옆에서 정자 하나가 혼자 빛나고 있었다.


image.png

언제나 빛나는 윤슬과 말없이 흐르는 강변처럼

image.png

개구리 소리를 머금은 카페의 고운 자태처럼

image.png

이맘때 코끝을 간지럽히는 아카시아 향기처럼

image.png

내게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씩씩한 자라처럼

image.png

날 반겨주는 것처럼 목청 높게 우는 고니(백조)처럼


자연은 내게 어딜 가든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길을 걷다가 주변을 돌아보면 언제나 무언가 놓여 있는 게 너무 신기했다. 언제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면 선물이 놓여있으니 기분이 나아지고 싶다면 난 밖으로 나갈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이전 14화2. 엄마곰의 발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