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집이 이길까? 네 고집이 이길까?
내 고집이 이길까? 네 고집이 이길까?
이상한 고집이 있다. 운동복을 바꾸지 않는 고집.
언제 샀는지도 모르겠다. 쿠팡에서 샀는데, 구매 이력이 지워질 만큼 오래됐다. 93킬로부터 입어서 61킬로인 지금까지, 같은 옷이다.
참으로 고달픈 운동복이 아닐 수 없다.
산바카라을 하든 러닝을 하든 무조건 이 옷이었다. 한여름에도 땀복을 입고 나갔으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기사님이 한마디 하실 만했다.
"아휴, 안 더워요? 괜찮아요?"
괜찮았다. 나는 그냥 이 옷이 좋았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고집이란 게 원래 이유가 없다. 그냥 그렇게 된다.
그런데 이제, 보내주기로 했다. 5년 넘게 나와 함께 뛰어준 옷이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쯤은 해야 할 것 같다.
다들 이런 고집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별것 아닌데 이상하게 못 놓는 것. 남이 보면 의아하고, 본인도 설명이 안 되는 것.
그 고집이 꺾이는 순간이 온다. 꺾인다고 진 게 아니다. 어쩌면 그게 한 단계 넘어가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내 고집이 이길까, 네 고집이 이길까.
나는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다. 93킬로의 내가 이겼고, 61킬로의 내가 졌다. 그러니까 결국, 둘 다 나였다.
너무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자. 땀복 입고 여름 러닝 뛰는 사람, 세상에 나 혼자는 아닐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