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 기분이 좋아지는지 잘 알고 있나요?

그 알아차림이 나를 돌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by하랑팀장

코치가 내게 물었다.

“언제 기분이 좋아지세요?”


처음에는 쉬운 질문처럼 들렸다. 그런데 막상 대답하려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우리는 싫었던 순간은 잘 기억한다. 마음에 걸린 말,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하루, 누군가의 무심한 반응은 오래 붙잡고 곱씹는다. 그런데 내가 언제 편안해지는지, 언제 마음이 조금 환해지는지는 의외로 잘 지나친다.


코치는 “나는 가까운 친구와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때, 그리고 이제 대학생이 된 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행복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나를 조금 살아나게 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는 “내가 언제 기분이 좋아지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고, 그 순간을 노트에 2~3개월만 적어보면 자기만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긍정 정서 인식(positive emotional awareness)이라고 부를 수 있다. 좋은 감정이 왔을 때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아, 내가 이런 순간에 살아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힘이다. 우리는 자주 행복을 크게 잡는다. 승진, 합격, 성과, 여행, 특별한 선물 같은 것들. 물론 그런 순간도 좋다. 하지만 매일의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은 의외로 작고 반복적인 장면들 속에 있다.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퇴근 후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샤워를 마쳤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 동안 묻어 있던 말과 표정과 긴장이 물과 함께 조금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다. 아침에 개운하게 눈을 뜨는 날도 좋다. 대단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몸이 먼저 “오늘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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