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안테나가 닿지 않는 외곽,
전파가 툭툭 끊기는 행성에 불을 끈다.
누군가의 타임라인 위에서
나는 부재중이라는 문장조차 생략된 공백.
보여지는 나를 증명하느라
매일 닳아가던 픽셀들을 로그아웃한다.
인맥의 두께를 재던 자를 부러뜨리고,
시선의 중력이 작동하지 않는
무중력의 궤도로 가만히 미끄러진다.
사라짐은 증발이 아니라
나라는 원석을 지키기 위한 밀실의 연금술.
소음의 가루들을 탈탈 털어내고
침묵을 잉크 삼아 내 안의 심해를 받아 적는다.
그리하여 이 잠적의 끝은 방랑이 아닌 도착,
가장 나다운 고독의 주파수를 찾아내는
고요한 은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