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껍질처럼 주글주글한 손마디가
바지 안쪽 복주머니를 더듬어
꾸깃꾸깃 접힌 푸른 한 장을
장남의 손바닥에 톡, 떨군다
슬쩍 골목을 돌아 나가는 등
들키지 않으려 작아지던 걸음
문이 열리기도 전에
뒷짐 진 봉지로
눈이 먼저 따라가고
배가 꼬르륵 울면
어김없이 등을 쓸던 투박한 손
아프냐, 꾹꾹 눌러주던 약손
봉지 속에서
사이다가 톡, 기포를 터뜨리고
사나이 운다던 신라면이 짠 내를 풀 때
오빠는 배를 불리고
나는 그 품을 파고들었다
먼저 본 눈과
나중에 받는 손, 그 사이
거기에도 기댈 언덕이 있었다
지금도 누르면 아린 자리마다
주글주글한 마음이 돋는다
밉던 그 길이
이제는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