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사진에서 사라진 아이
“그 편지…… 누가 보냈습니까?”
차우진의 시선은 내 얼굴이 아니라 손에 들린 하늘색 봉투에 고정되어 있었다.
조금 전까지 이사 온 이웃처럼 편안하게 웃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찾아 헤맨 물건을 마침내 발견한 사람 같았다.
나는 편지를 등 뒤로 감췄다.
“왜요?”
“그 봉투를 어디서 받았냐고 물었습니다.”
“그걸 왜 우진 씨한테 말해야 하죠?”
차우진이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곧바로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거기 서요.”
내 목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나왔다.
우진은 그제야 자신의 행동을 깨달은 듯 걸음을 멈췄다.
“미안합니다.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럼 왜 그러는데요?”
그는 잠시 복도 양쪽을 살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췄다.
“나도 같은 편지를 받았으니까요.”
심장이 아래로 툭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의 표정을 살폈다.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편지에는 분명 세 사람 중 아무도 믿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아침에 처음 만난 이웃.
나를 알고 있는 듯한 말투.
그리고 하필 오늘 803호로 이사 온 남자.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이상한 점투성이였다.
“증명해 봐요.”
“지금요?”
“같은 편지를 받았다면서요.”
우진은 대답 대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도어록을 누르는 동안에도 나는 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문을 닫을 수 있도록 몸의 절반은 현관 안쪽에 둔 채 기다렸다.
잠시 후 우진이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흰색 봉투가 들려 있었다.
내가 아침에 받았던 첫 번째 편지와 똑같은 봉투였다. 우표도, 주소도 없었다. 정면에는 검은색 글씨로 이름 하나만 적혀 있었다.
차우진에게.
글씨체도 같았다.
자음과 모음의 크기가 제각각이었고, 받침은 유난히 길게 내려와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봉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우진은 순순히 편지를 건넸다.
봉투는 여러 번 펼쳤다가 접은 것처럼 가장자리가 닳아 있었다.
“언제 받았어요?”
“한 달 전이요.”
“어디서요?”
“예전에 살던 집 현관 앞에서요.”
“그래서 여기로 이사 온 거예요?”
우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대답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봉투 안에서 편지지를 꺼냈다. 내 편지보다 조금 작은 종이였다. 첫 줄을 읽는 순간 손끝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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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에게.
9월 6일 아침, 703호 한서윤에게 편지가 도착해.
그날 서윤은 두 번 죽을 뻔해.
첫 번째는 낮 12시 17분.
두 번째는 밤 11시 17분.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이 막아줄 거야.
하지만 두 번째는 아저씨가 막아줘야 해.
이번에도 엄마를 혼자 두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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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이번에도 엄마를 혼자 두면 안 돼.
“이걸 누가 보냈어요?”
“나도 모릅니다.”
“엄마라는 건 누구예요?”
우진의 시선이 천천히 내게로 향했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예요?”
“그런 것 같아요.”
“말도 안 돼.”
“나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편지 하나만 믿고 이사를 왔다고요?”
“처음에는 믿지 않았어요.”
“그럼요?”
우진은 잠시 망설이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에는 찌그러진 자동차 사진이 떠 있었다.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검은색 승용차였다.
“편지 뒷부분에 사고가 날 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지난달 12일, 오후 6시 40분. 내가 원래 퇴근할 때 이용하던 도로에서요.”
“사고를 피했어요?”
“그날은 일부러 다른 길로 갔습니다.”
우진이 화면을 넘겼다.
뉴스 기사 하나가 나타났다. 같은 날 같은 시각, 편지에 적힌 장소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원래대로 갔다면 사고 한가운데 있었을 겁니다.”
“그건 우연일 수도 있잖아요.”
“시간과 장소, 사고 차량의 색깔까지 전부 맞았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편지 역시 신부가 도망친 시간과 유리 장식이 떨어진 순간을 정확히 맞혔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일치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편지를 받고 나서 발신인을 찾아봤습니다. 봉투를 제작한 곳도 알아보고 종이도 분석해 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경찰에는요?”
“가져가 봤습니다. 장난 편지 한 통으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군요.”
우진이 내 손에 들린 하늘색 봉투를 가리켰다.
“그 편지에는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나는 봉투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말할 수 없어요.”
“오늘 밤 11시 17분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나도 몰라요.”
“그럼 편지를 보여줘요.”
“싫어요.”
나는 우진에게 그의 편지를 돌려줬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믿을 수 없어요.”
“한서윤 씨.”
“내 이름도 그렇게 부르지 마요.”
나는 현관문을 닫았다.
문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 우진이 말했다.
“편지에 세 사람을 믿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까?”
문을 닫던 손이 멈췄다.
나는 틈 사이로 그를 바라봤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우진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도어록이 잠기는 소리를 확인한 뒤 보조 잠금장치까지 걸었다.
문밖에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현관에 등을 기댄 채 주저앉았다.
오후 7시 48분.
밤 11시 17분까지 세 시간 반밖에 남지 않았다.
---
거실로 돌아온 나는 사진부터 확인했다.
사진 속 아이는 아까보다 더 흐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얼굴의 오른쪽 절반만 지워졌지만 이제는 오른쪽 어깨와 팔까지 색이 빠져 있었다. 지워진 자리는 흰색도 검은색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곳에 아무것도 인화되지 않았던 것처럼 사진 배경만 남아 있었다.
나는 사진을 바카라상 위에 올리고 작업용 조명을 켰다.
웨딩 사진을 찍다 보면 사람들은 사진이 진실을 기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진만큼 쉽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없다. 촬영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멀리 있는 두 사람이 가까워지고, 빛을 바꾸면 우울한 표정도 행복한 미소처럼 보인다.
사진은 사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보여주고 싶은 순간만 남긴다.
그렇다면 이 사진을 보낸 사람은 내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나는 접사 렌즈를 카메라에 끼우고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다. 촬영한 파일을 컴퓨터로 옮긴 뒤 화면 가득 확대했다.
아이의 얼굴.
왼쪽 눈썹 끝의 작은 흉터.
한쪽만 올라간 입꼬리.
목에 걸린 은색 목걸이.
확대해 보니 목걸이 끝에 작은 카메라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었다.
나는 무심코 내 목을 만졌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아버지가 선물해 준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지금은 서랍 안에 넣어두고 거의 착용하지 않는 목걸이였다.
나는 침실로 들어가 서랍을 열었다.
오래된 액세서리 상자 안에 은색 목걸이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사진과 번갈아 비교했다.
비슷한 정도가 아니었다.
렌즈 테두리에 새겨진 작은 흠집까지 똑같았다.
사진 속 아이는 내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이 뒤에는 흐릿한 유리창이 있었다. 밝기를 높이고 대비를 조정하자 유리에 비친 공간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커다란 창문.
벽을 가득 채운 결혼사진.
사진을 편집하는 대형 모니터와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처음 보는 공간이었지만 이상하게 익숙했다. 내가 언젠가 갖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 스튜디오와 비슷했다.
유리창 한쪽에는 액자 하나가 비쳐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었다.
나는 화면을 더 확대했다.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얼굴은 분명 나였다.
남자의 얼굴은 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의 왼손이 내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손목에는 짙은 갈색 가죽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오늘 만난 세 남자의 손목이 떠올랐다.
차우진은 아침에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시계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이태경은 촬영 내내 긴소매 검은 셔츠를 입었다.
박재하는 예전부터 시계를 차지 않았다.
사진을 조금 더 확대하려는 순간 화면이 갑자기 깨졌다.
웨딩사진 속 남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빛이 검은 얼룩으로 변했다. 이어 사진 속 봄이의 오른쪽 눈이 천천히 사라졌다.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카라상 위에 놓인 실제 사진도 변하고 있었다.
“잠깐만.”
아이의 눈과 코, 입술 끝이 조금씩 지워졌다.
나는 사진을 손으로 덮었다. 빛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작업실 조명을 끄고 암막 커튼까지 쳤다.
그러나 손바닥 아래에서도 변화는 계속됐다.
사진을 뒤집었다.
뒷면에 적혀 있던 글씨도 일부 사라져 있었다.
한봄, 열두 살.
그중 ‘열두 살’이라는 글자가 흐릿해져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사진을 투명 보관 봉투에 넣고 서랍 안에 보관했다. 공기나 습기의 문제라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이건 사진의 문제가 아니었다.
미래가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가 바뀔 때마다 봄이가 사라지고 있었다.
---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에는 처음 보는 번호가 떠 있었다.
전화를 받을지 망설이는 사이 통화가 끊겼다. 곧바로 같은 번호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이태경입니다. 아까 예식장에서 같이 촬영했던.
나는 연락처를 알려준 적이 없었다.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았어요?
답장은 바로 왔다.
웨딩업체에서 받았습니다. 아까 사고와 관련해 보여드릴 게 있어요.
무슨 사고요?
샹들리에가 떨어지기 전에 이상한 문자를 받았습니다.
나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태경은 신호가 한 번 가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
“어디예요?”
내 질문에 그가 잠시 침묵했다.
“아직 호텔입니다. 촬영 영상을 확인하고 있었어요.”
“무슨 문자를 받았다는 거예요?”
“오늘 낮 열두 시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습니다.”
“뭐라고 왔는데요?”
전화기 너머로 종이를 넘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12시 17분, 샹들리에 아래 흰색 테이프 위에 서 있는 여자를 끌어내라고 했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문자를 받고 나를 구한 거예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서윤 씨가 흰색 테이프 위에 서 있었어요.”
“보낸 번호는요?”
“없는 번호라고 나옵니다.”
“나한테 왜 이제 말해요?”
“사고 당시 영상을 확인하다가 더 이상한 걸 발견했거든요.”
“뭔데요?”
태경이 잠시 숨을 골랐다.
“샹들리에는 저절로 떨어진 게 아닙니다.”
나는 손에 쥔 휴대전화를 더욱 세게 잡았다.
“누군가 고정 장치를 미리 잘라놨어요. 영상에 찍혔습니다.”
“얼굴도 찍혔어요?”
“아니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누군지 모르는 거네요.”
“얼굴은 모르지만 손목은 찍혔어요.”
순간 컴퓨터 화면 속 웨딩사진이 떠올랐다.
짙은 갈색 가죽시계.
“시계…… 차고 있었어요?”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태경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서윤 씨도 뭔가 알고 있는 거죠?”
“영상 보내주세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왜요?”
“이 영상에 서윤 씨 말고 다른 사람도 찍혀 있습니다.”
“누구요?”
태경은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박재하라는 사람, 아는 사이죠?”
재하의 이름이 나오자 심장이 크게 뛰었다.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요?”
“사고가 일어나기 10분 전부터 샹들리에 근처에 있었습니다.”
“말도 안 돼요.”
“그리고 사고 직전에는 서윤 씨를 보고 있었어요.”
태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
화면에 박재하의 이름이 나타났다.
7년 동안 한 번도 뜨지 않았던 이름이었다.
“태경 씨,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
나는 통화를 끊고 재하의 전화를 받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재하는 내가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곧바로 말했다.
“지금 집이야?”
“그걸 왜 물어?”
“집 밖으로 나오지 마.”
태경과 똑같이 긴장한 목소리였다.
“너 대체 뭘 알고 있어?”
“설명할 시간이 없어.”
“오늘 샹들리에 근처에 있었다며.”
전화기 너머로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이태경이 그렇게 말했어?”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서윤아, 그 사람 믿지 마.”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너는 믿어도 되고?”
“적어도 나는 네가 죽기를 바라지 않아.”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오늘 받은 편지.”
재하의 입에서 ‘편지’라는 단어가 나왔다.
나는 숨을 멈췄다.
“너도 알고 있었어?”
“그 편지를 읽었다면 지금 당장 찢어버려.”
“왜?”
“그 편지는 미래를 알려주는 게 아니야.”
재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미래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거야.”
통화가 갑자기 끊겼다.
내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재하는 받지 않았다.
곧이어 현관 밖에서 무언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사각.
사각.
누군가 문 아래 틈으로 종이를 밀어 넣고 있었다.
나는 소리를 죽인 채 현관으로 다가갔다.
바닥으로 흰 종이 끝이 조금씩 들어왔다.
편지였다.
“누구예요?”
대답은 없었다.
나는 도어록 화면을 켰다.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어 확인하고 싶었지만 차우진의 편지에 적힌 경고가 떠올랐다.
밤 11시 17분.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오후 11시 12분.
나는 문을 열지 않고 바닥의 편지만 집어 들었다.
이번 봉투는 검은색이었다.
앞면에는 붉은색 글씨로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엄마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나는 봉투를 뜯었다.
안에는 봄이가 보낸 세 번째 편지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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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진 속 내가 사라지고 있지?
엄마가 원래의 미래와 다른 선택을 할 때마다 내 모습이 조금씩 지워져.
내가 완전히 사라지면 편지도 더는 보낼 수 없어.
그러니까 그전에 아빠를 찾아야 해.
하지만 조심해.
세 남자에게도 각자의 편지가 도착했어.
한 사람은 엄마를 살리려고 해.
한 사람은 나를 세상에서 지우려고 해.
그리고 한 사람은 2029년 10월 17일에 엄마를 죽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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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문장이 종이 맨 아래에 작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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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이는 사람은 지금 엄마 집 앞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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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들었다.
오후 11시 16분.
꺼져 있던 현관 센서 화면에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문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왼손에는 짙은 갈색 가죽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오후 11시 17분이 되는 순간,
현관문 손잡이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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