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의 동료와 함께 쓴 '위대한' 기록

[제4장: 숫자가 삶으로 치환되는 기적 : 현장 활동가의 일지]

해외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이끌며 내가 직접 호흡을 맞춘 현지 직원의 수만 어느덧 300명이 넘었다. 저개발국에서 국제 비영리단체(NGO)는 선망의 대상이다. 현지 국영 기업이나 일반 온라인 게임보다 급여 수준이 높고, 체계적인 업무 환경과 자기 계발의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채용 공고를 내면 화려한 학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경쟁률이 높은 만큼 그들의 역량 또한 뛰어나다.


한국 단체가 해외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대개 '한국인 관리자 1인 + 다수의 현지 직원'이라는 조합을 이룬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실질적인 주체는 결국 현지 직원들이기에, 프로젝트의 성패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유능한 인재를 지키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급여와 처우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형 국제기구나 다른 단체로 인재를 뺏기는 일은 현장에서 비일비재한 '인력 전쟁'이기 때문이다.


겨우 일을 가르쳐 손발을 맞출 만하면 더 높은 급여를 찾아 떠나는 직원의 뒷모습을 보며 허탈해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소중한 경영의 지혜를 배웠다. 급여 경쟁력만으로는 결코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묶어둘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예산이 한정된 단체일수록 직원에게 적절한 권한을 위임하고, 그들이 조직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정한 팀워크는 모든 것이 평온할 때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위기와 갈등, 폭풍 같은 현안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멋지게' 극복해 본 경험만이 견고한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 편안하고 쉬운 관계에서는 서로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 거친 파도를 함께 넘으며 젖은 옷을 말려본 사이라야 비로소 단순한 고용 관계를 넘어선 '동료'이자 '동지'가 된다.


적당히 좋은 성과를 내는 비영리단체(NGO)는 많다. 하지만 '위대한 비영리단체(NGO)'는 오직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인 동료들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면접 현장에서 늘 묻곤 한다. "왜 하필 우리 단체인가? 당신의 개인적인 삶의 미션은 우리 조직의 비전과 어디서 맞닿아 있는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무대로 현장을 바라보는 동료를 만나는 일. 그 뜨거운 눈을 가진 동지들과 함께라면, 엑셀 시트의 차가운 숫자들도 마침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뜨거운 온기로 변한다.


200명의 얼굴을 스쳐 지나오며 얻은 나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이 '동지적 관계'가 만드는 기적을 믿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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