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 이미지
요즘 나는 글을 쓸 때 종종 AI를 옆에 둔다.
문장을 다듬거나,
막힌 부분을 트이게 하거나,
구조를 정리할 때 AI는 놀라울 만큼 빠르고 매끄럽다.
부탁하면 몇 초 만에 완성된 문장이 나온다.
어색한 곳도 없고, 틀린 곳도 없다.
만약 그날 병실에 AI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고슴도치 한 마리 그려줘"라는 말에,
정확한 가시와 자연스러운 몸통 비율을 가진 고슴도치를 한 번에 그려냈을 것이다.
완벽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마 이렇게 말했을 거다.
"고맙습니다." 그걸로 끝이었을 거다.
내가 세 번 실패하지 않았다면,
나무 밑동은 태어나지 않았다.
나의 <가시가 된 별이 된 자리>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
초고를 완성했다.
나의 상상력으로 어린 왕자 바카라을 읽다가
나도 이런 명작을 써보고 싶다는 희망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두고 떠난
홀로 남은 장미가 난 왜 마음에 걸렸을까?
그래서 난 장미를 유리관에서 나오게 했다.
더 이상 보호받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길을 찾아다니는 어린 공주로 탄생 시킨 것이다.
그리고 26년 경상북도교육청 바카라벗공방 공모전에 15명 중 한 명으로 당선되어
퇴고를 했다. 그리고 출판 중에 있다.
AI는 요청받은 것을 만든다.
정확하게, 빠르게, 완벽하게. 하지만 요청받지 않은 것
—아이가 정작 원했지만 스스로도 뭐라 말할 줄 몰랐던 그 마음
—은 만들지 않는다.
만들 이유가 없다.
실패하지 않으니, 실패로부터 얻는 것도 없다.
나는 세 번 틀렸다.
보통의 고슴도치를 그렸다가,
연약한 고슴도치를 그렸다가,
무서운 고슴도치를 그렸다가.
그 세 번의 어긋남이 없었다면 나는
"아줌마는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리네"
라는 말을 듣지 못했을 것이고,
그 말이 없었다면 나무 밑동을 그릴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완벽하게 한 번에 그렸다면,
그 뒤에 숨어 있던 진짜 질문에는 영영 닿지 못했을 거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는 걸,
요즘 부쩍 느낀다. AI가 써준 문장은 이미 완성되어 있어서,
그 문장이 왜 그렇게 쓰여야 했는지를 캐물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말 좋은 글은,
여러 번 잘못 쓴 문장들을 지나야 만 도착하는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 쓴 문장이 마음에 안 들어서 지우고,
두 번째도 어딘가 겉도는 것 같아서 다시 쓰고, 세 번째쯤 되어서야
"아, 내가 하려던 말이 이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글쓴이가 자기 마음의 나무 밑동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AI는 완벽한 결과물을 준다.
하지만 작가는,
완벽하지 않은 자기 시도들을 통과하며 자기도 몰랐던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것만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나무 밑동까지 가닿는다.
작가는 그런 존재다.
자신의 이야기로 글을 쓰고.
AI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난 궁금한 것
작가님들 알려주세요!
AI글과 AI 아닌 글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