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미생>에서 배운 것" ✨
드라마 <미생>을 보며 떠올린 가상의 풍경을 담아보았다. 실제 극의 인물들과는 다르지만, 그 안에서 건져올린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불안과 신뢰의 풍경'을 새로운 캐릭터들과 함께 이야기해본다.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tvN에서 방영했던, 어느 무역회사의 인턴 3개월을 배경으로 한 그 드라마 말이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극적인 반전도 없고, 누구도 크게 성공하지 않는다. 인턴 기간이 끝나고 정사원이 되는 것이 고작인 드라마인데, 그 과정이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전투처럼 느껴진다.
주인공 현미는 '출신'이 없다. 서울 대학교도 아니고, 화려한 경력도 없고, 무엇보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저 "거기 지원해봤는데 떨어졌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지방대 출신입니다"라고 답하는 그 순간, 이미 게임은 절반 진행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도 현미는 산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현미가 일 하나를 완벽히 마쳤을 때, 팀장 환희가 그를 지켜본다.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이지만, 그 일 속에는 야근 3시간과 자존감을 깎아내며 한 글자 한 글자 다시 쓴 흔적이 담겨 있다.
옆자리 동료 진영은 현미가 좌절할 때 조용히 신뢰를 나눈다. 말이 많지 않아도, 그의 눈빛만으로 "너는 충분해"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의리 있는 후배 인경은 현미의 약한 부분을 챙기며 직설적이지만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웃음으로 분위기를 밝혀주는 차장 기동은 무거운 순간마다 웃음 보따리를 꺼낸다.
누군가는 본다. 출신과 배경을 무시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본다. 그것이 신뢰가 되고, 신뢰가 쌓이면 언젠가는 그것이 기회가 된다.
현미는 그렇게 산다. 매일의 작은 일들을 완벽히 하면서. 누가 봐주든 안 봐주든 그냥 그렇게.
내가 이 드라마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것이다. "인맥"과 "능력"은 다르다.
인맥이 없다는 것은 출발선이 다르다는 뜻이지, 결승선이 다르다는 뜻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에는 현미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인맥 없이 들어온 사람들. 배경 없이 시작한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곁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다. 환희 같은 팀장이 있고, 진영 같은 동료가 있고, 인경 같은 의리 있는 후배가 있고, 기동 같은 웃음의 동반자가 있다.
인맥이 없는 사람들도, 그리고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안한 사람들도. 모두 다 누군가에 의해 지탱된다. 누군가의 신뢰 위에서, 누군가의 응원으로, 누군가의 웃음으로.
내가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나는 충분한가? 학위가 좋지 않은 나, 인맥이 없는 나, 집안이 평범한 나, 지금 이 순간에 뭔가 부족해 보이는 나는 충분한가?
미생(未生)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본다. 승패가 나지 않은 상태. 아직도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 그 상태가 약함이 아니라 자유라는 것을 깨닫는 데 참 오래 걸렸다.
넌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것이 전부다. 출신과 배경은 변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은 바꿀 수 있다.
인맥이 없는 너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안한 너도. 모두 다 충분하다.
다만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할 용기가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옆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있다. 현미를 지켜주는 환희처럼. 진영의 신뢰처럼. 인경의 의리처럼. 기동의 웃음처럼.
우리는 서로의 오늘을 믿어주고 있으니까. 그러니 오늘도, 당신의 미생(未生)을 응원한다.
누군가는 스펙으로 기억되고, 누군가는 인맥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가장 오래 남는 사람은, 끝까지 함께한 사람이다.
---by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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