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는다는 재능
쉼표 카페의 짹짹이들 ④
가을이 깊어질수록 쉼표 카페는 더욱 붐볐다.
감나무에는 아직 감이 남아 있었고,
새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지 사이를 오갔다.
누가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지,
누가 먼저 잘 익은 감을 발견하는지,
누가 먼저 날아오르는지.
새들의 세상은 늘 바빴다.
"늦었어!"
참새가 소리쳤다.
"뭐가?"
까치가 물었다.
"좋은 가지 자리가 다 찼잖아."
참새는 허둥지둥 날아다녔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을 찾느라 바빴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이미 누군가 앉아 있었다.
그때였다.
멀리 하늘 끝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었고,
다른 새들은 하루 일과를 거의 시작한 뒤였다.
"저 새는 왜 이제 오는 거야?"
참새가 말했다.
"그러게."
까치도 처음 보는 새였다.
작고 평범해 보이는 새.
특별한 깃털도 없었고,
빠른 날개도 없었다.
새는 조용히 감나무에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두르지 않았다.
좋은 자리를 찾으려 애쓰지도 않았고,
가장 붉은 감을 찾아 헤매지도 않았다.
그냥 바람이 부는 방향을 한 번 느끼고,
햇살을 올려다보고,
빈 가지 하나에 가볍게 앉았다.
참새는 답답했다.
"저러다 아무것도 못 얻는데."
"왜?"
까치가 물었다.
"늦게 왔잖아."
참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장 늦게 온 새는 조용히 웃었다.
"늦었다고?"
"응."
"누구 기준인데?"
참새는 잠시 말을 잃었다.
늦은 건 늦은 거 아닌가.
그게 무슨 질문인가 싶었다.
새는 멀리 구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항상 조금 늦게 와."
"왜?"
"그래야 보이거든."
"뭐가?"
"다른 새들이 놓치는 것."
참새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까치는 조금 흥미가 생겼다.
잠시 후,
나무 위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새들이 한쪽 가지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잘 익은 감 하나가 보였기 때문이다.
수십 마리의 새가 한꺼번에 날아들었다.
날개가 부딪히고,
소리가 뒤섞였다.
가장 늦게 온 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반대편 가지로 날아갔다.
거기에는 작은 감들이 조용히 매달려 있었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은 감들이었다.
새는 그중 하나를 천천히 쪼아 먹었다.
참새가 놀랐다.
"거긴 왜 가?"
"배고프니까."
"여긴 더 큰 감이 있는데?"
새는 웃으며 말했다.
"저 감은 모두가 원하잖아."
"그래서?"
"나는 지금 먹으면 돼."
까치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사람들도 비슷했다.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곳을 향해 달려갔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안 될 것처럼.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끝인 것처럼.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장 늦게 오는 새는 늘 평온해 보였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
참새가 물었다.
"정말 하나도 불안하지 않아?"
새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붉게 물든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불안할 때도 있지."
"그런데?"
"그래도 서두르지는 않아."
"왜?"
새는 감나무줄기를 가볍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시간은 달리는 사람보다,
자기 속도를 아는 사람 편이거든."
그날 이후,
까치는 가끔 하늘을 바라보았다.
혹시 또 가장 늦게 오는 새가 나타날까 해서.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새는 다시 보이지 않았다.
마치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난 것 같았다.
---
사람들은 종종 빨리 가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오래가는 사람은
대개 자기 속도를 아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재능이란 것도
남보다 빨리 달리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걸음을 잃지 않는 능력인지 모른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은 느리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속도를 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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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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