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떨어진 감

먼저 얻는 것이 늘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by쉼표JEONGSEON


쉼표 카페의 짹짹이들 ②

가을이 깊어지자 감나무는 더욱 붉어졌다.


마을의 새들은 아침마다 감나무 주위를 맴돌았다.

"저 감 봤어?"

"어제보다 더 익었어."

"이번 주 안에 떨어질 것 같은데?"

새들은 나무보다 감에 관심이 많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감이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까치는 조금 달랐다.

까치는 오늘도 같은 가지에 앉아 있었다.

감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감만 보지 않을 뿐이었다.

"이상하지 않아?"

참새가 물었다.

"뭐가?"

"저렇게 감이 많은데 왜 가만히 있어?"

까치는 잠시 나무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저 감들이 왜 저기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참새는 고개를 갸웃했다.

"감은 원래 감나무에서 열리는 거 아닌가.

뭐가 이상한데?"

그게 무슨 질문인가 싶었다.

까치는 다시 말했다.

"사람들도 비슷하더라."

"무슨 말이야?"

"열매는 보는데 뿌리는 잘 안 보더라고."

참새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였다.

툭.

가장 붉게 익은 감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다.

새들이 일제히 날아들었다.

"내 거야!"

"아니, 내가 먼저 봤어!"

"비켜!"

순식간에 감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감은 하나였고,
새들은 많았다.

결국 몇 마리만 감을 먹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아쉬운 표정으로 흩어졌다.

참새도 그중 하나였다.

"결국 못 먹었네."

참새가 투덜거렸다.

까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거야?"

"저 나무를 봐."

참새는 감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아직도 수많은 감이 가지마다 매달려 있었다.

까치는 조용히 말했다.

"열매 하나를 놓쳤다고 모든 것을 잃은 건 아니야."

"......"

"정말 중요한 건 저 감 하나가 아니라."

까치는 오래된 줄기를 바라보았다.

"매년 다시 열매를 만드는 나무야."

참새는 그 말을 이해한 듯,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는 감만 보지 않았다.

가끔은 나무도 함께 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떨어진 감은
가장 빨리 사라졌다.

하지만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 계절에도,
또 다른 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가장 먼저 떨어지는 열매를 쫓는다.

하지만 오래 남는 것은 열매가 아니라 나무다.

그래서 까치는 오늘도 감보다 나무를 먼저 본다.

쉼표 카페 창가에 앉아 있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열매를 쫓지 말고, 열매를 만드는 힘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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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Image가을 햇살 속의 매화와 새들 2026년 6월 22일 오전 09_04_11.png"모두가 하나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나무는 여전히 풍성했다."


...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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