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면 떠오르는 생선이 있다. 바로 전어다. 전어에는 전설처럼 따라다니는 속담이 있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전어 구이의 향이 그만큼 고소하고 코끝을 자극한다는 뜻이다. "가을 전어에는 깨가 서 말이다"라는 말도 있다. 깨가 영양분이 많듯, 가을 전어는 지방질이 올라 유난히 고소하다는 뜻이다.
숯불에 구운 전어 냄새가 가득한 전어구이집에서 먹는 맛도 일품이지만, 요즘은 오븐이 좋아서 집에서 구워 먹어도 그 맛과 향이 뒤지지 않는다.
나는 제철 과일이나 생선을 먹고 지나가야 비로소 그 계절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래서 달력을 한 장 넘길 때마다 이달의 제철 음식은 무엇일까 찾아보곤 한다. 내게 9월은 포도와 전어다. 그중에서도 전어는 누구보다 먼저 먹고 싶어진다.
옥상 화로에 참숯을 피우고 석쇠를 올려 전어를 구워 먹을 때면, 살이 자꾸 흩어지는 게 고민이었다. 어떻게 하면 부서지지 않게 잘 구울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마라톤클럽 회원 중 농수산물시장에서 횟감을 파는 분이 힌트를 주셨다. 생물 전어는 구우면 살이 흩어지기 쉬우니 냉동전어를 사라는 것이었다.
생물이 좋은 것이라는 개념을 깨고 냉동전어를 구입해 오븐 석쇠에 올려 구웠더니, 정말 살은 흩어지지 않고 기름만 쪽 빠졌다. 그 신기함에 그 뒤로는 냉동전어를 넉넉히 사서 냉동실에 쟁여두고, 주말 저녁이면 옥상 화로에 숯불을 피우고 전어를 구워 먹는 것이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그러다 전어는 숯불보다 오븐에 구울 때 뼈까지 부드럽게 잘 익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요즘은 숯불보다 오븐을 더 자주 사용한다.
딸아이는 전어를 유난히 좋아한다. 전어를 먹으면 온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나 역시 전어를 먹으면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전어는 회로 먹어도, 구이로 먹어도 고소하고 맛있다.
전어에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칼슘, 비타민 B군이 풍부해서 뼈째 먹으면 칼슘 섭취에도 좋다. 손이 조금 가는 요리이지만, 먹고 나면 그 계절을 잘 보냈다는 뿌듯함이 드는 생선이다.
지금도 코끝에 전어 굽는 냄새가 스치는 듯하다. 9월이 가기 전에, 전어를 먹으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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