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을 좋아하는 이유

by해윤이

비 오는 날 베란다 창밖을 바라본다.
베란다 가까이 작은 정원이 있는데 나는 연잎도 좋아하고 토란잎도 좋아한다. 그 까닭은 아마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내 머릿속 한켠에 자리 잡고 있어서일 것이다.


우리 집과 좀 떨어진 곳에 위에는 논이, 아래에는 밭이 있었다. 논과 맞닿은 밭머리에는 늘 토란을 심었다. 그리 크지 않은 그 밭에는 토란, 오이, 아욱, 가지, 파 등의 순서로 논과 멀어지게 심었던 기억이 난다. 때로는 수박이나 옥수수를 심기도 했다.


추석이 가까워진 어느 날, 밭에서 어머니는 토란을 캐고 계셨고 나는 주변에서 흙놀이를 하다가 토란잎을 하나 달라고 했다. 커다란 토란잎으로 우산을 만들어 쓰고 개울둑을 지나는데, 토란대 밑에서 진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그것이 궁금했다. 어떤 맛일까 싶어 손가락으로 그 진물을 쓱 훑어 혀에 대보았다.


순간 혀가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놀라서 개울로 뛰어들어갔다. 물로 혀를 씻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혀는 아리고 가렵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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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경이로운 삶을 기록하는 사람. 23년째 교실 밖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배움의 현장을 지켜왔고, 그 시간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이야기들을 글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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