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닫고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했다. 흐림, 22도. 서늘한 기운에 이끌려 다시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오늘 6시는 마라톤 클럽 정기 모임인데.'
어젯밤만 해도 너무 더워서 싱글렛만 입고 가뿐하게 뛰어야겠다 다짐했다. 그런데 지금의 한기로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대로 누워있다간 이불의 온기에 취해 다시 잠들어버릴 게 뻔했다.
과감하게 이불을 걷어찼다.
레그 레이즈 90도 40회, 45도 40회, 15도 40회. 손 뻗어 무릎 닿기 40회, 뒤꿈치 닿기 40회. 총 200회의 복근 운동을 마치고 나니 몸에서 열이 났다. 더는 침대에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티셔츠 위에 싱글렛을 겹쳐 입고, 짧은 레깅스를 걸쳤다. 모자를 쓰고 푹신한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섰다.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밖은 이미 대낮처럼 환했다. 비 예보에 오랜만의 우중주를 기대하며 선크림도 바르지 않았는데,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훈련 장소에 도착하니 회원들은 이미 스트레칭을 끝내고 달리기 시작한 뒤였다. 주춤거릴 새도 없이 슬그머니 대열에 끼어들었다. 몇 주 만에 만난 다른 지부 후배가 반갑게 같이 뛰자고 청해왔다. 하지만 속도를 높이자 무릎이 뻑뻑해지는 게 느껴졌다. 욕심을 내려놓고 페이스를 조금 늦췄다. 신기하게도 속도를 줄이니 10km가 넘는 거리를 오히려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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