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만나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핑계 삼아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칼국수 집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쾌적했고, 덕분에 궂은 날씨로 꿉꿉했던 기분까지 맑아지는 듯했다.
곧이어 나온 칼국수를 한 그릇씩 퍼간 친구들은 바지락이 듬뿍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다며 감탄했다. 정말 깊은 맛이었다. 나는 국자로 국물을 저어보며 잘게 썬 애호박과 주황색 당근채가 둥둥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문득, 칼국수에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감자'가 보이지 않았다.
"어라, 감자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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