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채집 8월 _ 살아가게 만드는 힘
또 아침이다. 밤 사이 입 안에 쌓인 숨을 내뱉는다. 흐릿한 눈으로 시곗바늘을 더듬거린다. 나도 시침처럼 천천히 움직이고 싶다. 이대로 누워있으면 11시 넘어서 또 후회하겠지. 초침처럼 움직이고 싶은데... 초침은 너무 빠르다. 도망치는 초침을 눈꺼풀로 붙잡을 수 있을까 싶어 시계를 주시한다.
그래. 일단 지금은 일어났다가 정 안 되겠으면 좀 이따 다시 눕자. 그러면 되잖아?
비척비척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메마른 발바닥이 꺼칠한 바닥을 천천히 스친다.
작은 부엌 창을 통해 비껴 들어오는 진한 주홍 빛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입 꼬리가 양 볼에 힘을 넣어준다. 광대가 부풀어 오른다.
어제 오후에 배달 온 새 우롱차 뜯어야지.
누군가 내 두 발에 태엽을 한껏 돌린 듯 빠르게 움직여진다.
좌우로 긴 주방의 제일 오른쪽 끝을 향한다. 전기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버튼을 내린다. 이제 다시 반대편 끝을 향해 치닫는다. 상부장 왼편 구석에서도 위 쪽이다. 두 다리로 중심을 단단하게 잡으며 손 끝에 힘을 보탠다. 길어진 손가락을 끝까지 뻗쳐낸다. 몸을 크게 펼친 채 좌우를 빠르게 오가니 축구 골대 앞 골키퍼가 된다. 두 팔과 두 다리가 여기저기에서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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