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베어
The Bear는 정말 시끄러운 드라마다.
세상에 이렇게 오디오가 맞물리고 감정을 폭발시키고 애간장을 태우는 드라마가 있을 수 있을까?
템포도 빠르고, 비디오와 오디오가 모두 극한까지 차오르는 100도를 향해 끓어가는 물같다.
카미(카르멘)은 흰티셔츠에 머리 삼발을 하고도
깜빡깜빡 하늘색 눈동자 하나로 멋짐을 발휘한다.
성형학적 외모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매력이구나.. 라는것을
깊이 깨닫는 사례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카미와 쉐프 데이비드의 관계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다.
피해자만 가해자를 미워하느라 온 세월을 다보낸다.
보통 가스라이팅 당하는 관계가 그렇다.
하지만 카미와 데이비드를 보면
솔직히 그 이상이 있다.
우선 데이비드는
카미가 인정할 만큼의 탁월한 실력이 있는 쉐프다.
그러니 칭찬듣고 확인받고 싶었던거다.
인정욕구가 발휘된다는 것은
애초에 그 사람을 존경한다는 뜻이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인정욕구가 발휘되지는 않으니까..
나를 평가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에는
유쾌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긁히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사람의 한마디는 깊은 여운을(상흔을) 남긴다.
둘째는 카미도 그 괴로운 고통의 시간을 겪었지만
데이비드의 당당함에 한마디 응수조차 할 수 없을만큼
그가 맞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데이비드는 당당하게 천만에(You‘re welcome.)라면서, 난 너한테 자신감과 리더십, 능력을 줬고(I gave you confidence and leadership and ability), 그리고 이게 완전 통했다(It fucking worked.)고 한다.
넌 나에게 왔을때 그저그런 쉐프(ok chef)였지만,
나를 떠날땐 탁월한(excellent chef) 쉐프로 나갔어.
너는 너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필요가 있었어.(You need to unclench your pearls)
너는 위대함을 원했잖아.(You wanted to be great.)
너는 탁월해지기를 원했잖아.(You wanted to be excellent.)
내 삶이 멈췄었다(My life stopped.)고
분노하는 카미에게
데이비드는 그게 포인트지, 아니야?(That's the point, right?)
너는 모든 헛소리들을 제거한 후 집중했고
(So you got rid of all the bullshit and
you concentrated.),
그렇게 몰입했고, 그래서 위대해졌지
(And you got focused and you got great).
그렇게 탁월함을 가졌지(You got excellent).
너 여기 있는거봐(You're here).
주위를 둘러봐(Look at all this).
카미는 기가 막혀 웃으면서..
그렇게 자신의 'ㅇㅇㅇ' 챕터를 닫는다.
위궤양과 공황장애, 불안,
사랑을 기피하고 냉장고 속에 숨는
그 모든 완벽주의의 강박등을 뒤로하고
결국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나도.. 너무 인정받고 싶었던 상사가 있었다.
사람들은 내가 가스라이팅 당한거라고 했다.
일부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난 그 사람이 정말 훌륭한 상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하나 피드백에
굉장히 연연했었다.
그런데.. 결국 그 시간을 겪고 나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선택하는 것은 내 몫이었다.
나도 똑같이 그럴수도 있지만,
난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모든 관계가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좋은것만 남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누구에게든 배울 점은 있는 법이니까.
결핍 투성이인 캐릭터들을 한웅큼 담고 있으면서도
누구하나 등한시하거나, 버리지 않는
이 드라마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주 작은 흠집에도 사람을 쉽게 버리는
세상속에 어떤 방식으로든 치이고 있기 때문일꺼다. 이 한장면을 위해
난 그 시끄러운 순간들을 참아냈구나 싶었다.
한번 웃고, 다음 챕터로!!
https://youtu.be/IgS9ctsCMt8?si=47ep21ysG9tj9ZI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