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베어
사실 내가 '조개와 진주'의 두사람보다 먼저 일기장에 적었두었던 문장은
Chef 테리(올리비아 콜만)과 카미의 대화 속에 있었다.
카미가 Chef 데이비드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그날 이었다.
쉐프 테리가 자신의 레스토랑을 닫으면서, 동료 쉐프들을 초대해서 마지막 식사를 한다.
한 시대의 막을 닫는거다. 그래서 그날 데이비드가 카미에게 너가 여기에 온것만 봐도 난 당당할 수 있다고
너가 이 리그에 들어왔다는것 자체가 넌 성공한것이라는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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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가 테리에게 물었다.
과거의 자신에게 뭐라고 해줄것 같냐고..
테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I think I'd tell myself that you have no idea what you're doing,
and therefore, you're invincible."
과거의 나에게 '너는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라.
그러므로 너는 무적(invincible)이야'라고 말해줄 것 같아.
이 문장을 들었을때 왠지 모르게 그냥 울컥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불확실성'이, '아직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무적으로 만들 수도 있겠구나..
사실 다 지나고 보면 그때 두려웠던 그 모든 순간들이 사실 결국은 다 지나게 될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내가 잘 견디게 될것이라는 것을 모르니까 덜덜 떨면서 고통스러워한다.
과거의 나에게 '별거아니야. 넌 잘 극복하고 결국 제자리를 찾게 될꺼야.'라고 말해주는거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때로는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모든것을 알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내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나는 '무방비'한 상태를 가장 싫어하지만,
역설적으로 나는 내 주위의 어떤 친구들보다 가장 불확실하고 무방비한 상태에 많이 노출되곤 했다.
그냥 탐험한다고 생각하면 편한거구나..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서 원없이 한없이 이루고 난 사람은
이렇게 자신의 업적(legacy)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삶(Life)을 찾아 새롭게 또 모험을 떠나는구나...
물론 우린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거다.
현실은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수도 혹은 아닐수도 있다.
'Invincible'은 라틴어 'in-'(부정 접두사)와 'vincere'(정복하다, 이기다)가 결합된 단어다.
직역하면 '정복당할 수 없는(incapable of being conquered)'이라는 뜻이다.
명사형인 'Invincibility'는 그러한 절대적인 방어력이나 불패의 속성 그 자체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무적(Invincibility)'을 지식, 경험, 힘이 완벽하게 축적된 정점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약점이 없고,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있으며, 단단한 갑옷을 두른 노련한 마스터의 상태를 상상한다.
하지만 셰프 테리는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카미에게
오히려 "무엇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이 곧 천하무적"의 조건이라고 한다.
인간은 경험이 쌓이고 지식이 늘어날수록, 무엇이 위험한지, 실패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또 그 앎을 통해 동시에 두려움'과 '한계'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대부분의 극심한 고통과 강박은 바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굴레일지도 모른다.
불가능을 모르기 때문에 기꺼이 불가능에 뛰어드는 맹렬한 맹목성이야말로 무엇에도 정복당하지 않는(invincible)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단단한 갑옷을 입어야 무적인 것이 아니라 무적의 상태는 물처럼, 무형인 것이다.
아직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형태가 잡히지 않은 애송이의 시절의 나에게,
모든 것이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그 무한한 잠재력과 유동성 자체가 곧 '천하무적'이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라는 말로
정작 내가 나 자신을 주저 앉히지는 말자.
아니 그 말 자체가 일리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사방에서 그 말을 하고 있을테니, 듣고 있을텐데...
나 자신이 굳이 나 혼자 있는데 내면으로 되내이지는 말자는 뜻이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미 우리는 자기검열을 충분히 하고 있을테니까...
https://youtu.be/VX4QF719zTg?si=SKAfpXt50zqu1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