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음에 얹힌 모래알

byBlackBearLeo


노란 스탠드 불빛이 방 안의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낼 때쯤, 나는 비로소 낮 동안 단단하게 긴장하고 있던 척추를 느슨하게 풀고 침대에 깊숙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몸의 피로와 마음의 각성은 언제나 정비례하지 않는다. 몸은 당장이라도 깊은 수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처럼 무거운데, 머릿속은 낮에 나누었던 사소한 대화의 파편들이 부유하며 제멋대로 어지럽게 웅성거린다.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 표정은 무슨 의미였을까.'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말들이었다. 온라인 게임 동료가 흘리듯 건넨 무신경한 피드백, 대화의 침묵을 견디지 못해 내가 던졌던 멋쩍은 농담, 그리고 그 농담 끝에 잠시 감돌았던 미묘한 정적. 그 사소하고 먼지 같은 기억들이 불 꺼진 방안에 홀로 누워 있을 때면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부풀어 올라 가슴을 짓누른다.


이것은 마음속에 아주 서서히, 그러나 정교하게 쌓여가는 모래알과 같다.


처음 신발 속에 모래 한 알이 들어왔을 때는 그 존재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그저 조금 까슬거리거나 불편할 뿐, 우리는 걷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믿으며 가던 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그 작은 모래알은 발바닥의 가장 부드러운 살결을 끈질기게 긁어대고, 결국에는 빨갛게 부어오른 상처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가벼운 관계들이 꼭 그 모래알을 닮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주파수에 나를 맞춘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건네는 어색한 목례, 사무실에서 메신저로 주고받는 무수한 느낌표와 물결표들의 나열, 회의 시간마다 상대방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정제하고 필터링하여 내뱉는 예의 바른 언어들.


그 모든 배려와 예의의 과정에서 내 영혼의 미세한 각질들이 조금씩 깎여 나간다. 그렇게 깎여 나간 부스러기들이 다시 내 마음바닥에 고스란히 내려앉아 서늘하고 따가운 모래더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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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 상상의 이야기 일상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온라인 게임인이자 프리랜서 작가 지망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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