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는 내가 없다
오늘 들은 목소리의 얼굴과
건너 들은 이름의 얼굴과
잊고 지낸 시간의 풍경과 배경과 흐르고 흐르던 시간...
거울 속에는 그런 것들이 잠시 비추인다
잠시 비추이다가
입김 닿으면 말없이 사라진다
거울은 내게 말을 건다
무어라고 무어라고 소리친다
나도 무어라고 무어라고 소리친다
그럼 거울과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친다 소리친다 소리친다
문득, 가만하게 살펴보면
거울이 말을 건 것이 아니더라
거울은 그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내가 거울을 붙잡고
무어라고 무어라고
귀가 찢어지도록 소리 지르고 있었더라
그럼 거울은 누구인가
거울은 무엇인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