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머릿속 생각을 꺼내 정리하는 법

그동안 적어 온 글쓰기 이야기를 한데 모았습니다

by김도경 dkkim

안녕하세요, 김도경입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주말 사이에 날씨가 한층 더 쌀쌀해졌는데요, 출근길에 따뜻하게 입고 나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2권 8화입니다. 지난 화에서는 그동안 적어 둔 이해 이야기를 한데 모아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매일 하면서도 아직 잘 못하는 일, '글쓰기'를 다뤄 보려고 합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어서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니, 많은 저자들이 하나같이 글쓰기를 강조하더라구요. 그래서 바카라에서 배운 것과 현장에서 겪은 것을 잊지 않으려고, 사실은 저 자신을 위해서 하나씩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24년 겨울 "글쓰기"라는 글을 썼고, 그 뒤로 생각들, 통찰 같은 글 곳곳에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흩어져 있던 글들을 한 편으로 묶어 보았습니다. 글쓰기가 무엇인지,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어디에 쓰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긴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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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라고 하면 보통 글재주가 있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적은 글들을 다시 모아 보니, 제가 적어 둔 정의가 생각보다 소박하더라구요.


- 머릿속에 액체처럼 떠다니는 고민을 고체로 만드는 일 (2024)

- 흘러가는 생각을 붙잡아 두는 일 (2024)

- 나를 객관화하고, 제 나약함까지 기록해 두는 일 (2026)


셋 다 결국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서 눈에 보이게 만드는 일이라는 말인데요. 저한테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이만한 도구가 없었습니다.


2. 왜 글을 쓰는가


먼저 생각이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은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고 싶다면 그 이유를 글로 써 보라고 했다는데요.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과 글로 적어 본 것은 정말 다르더라구요. 쓰다 보면 제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집중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인의 노트>에서는 기록의 가장 큰 효과가 기억이 아니라 집중이라고 하는데요. 적으려면 먼저 제대로 읽고 이해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핵심을 찾게 됐습니다. 쓰는 동안에는 생각이 여기저기로 안 흩어지고 한 줄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은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오늘 무엇을 실수했는지, 어떤 감정에 휘둘렸는지 적다 보면 제 수준이 딱 보이더라구요. 창피하긴 한데, 그 기록이 좀 쌓이고 나니 다음엔 같은 실수를 조금 덜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글이 저한테는 생각보다 큰 자존감이 됐습니다.


3. 어떻게 쓰는가


방법도 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었는데, 모아서 순서대로 놓아 보면 이렇습니다.


1) "왜 쓰는가?"부터 묻기 :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분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다 읽고 나서 어떻게 움직였으면 하는지 먼저 정합니다. 한 글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으려고 합니다.

2) 단어부터 떠올리기 : 문장은 단어의 연속이고, 문단은 문장의 연속입니다. 쓰기 전에 핵심 단어 서너 개를 먼저 적어 두면 훨씬 쉽게 풀립니다. 막힐 때는 "풀어서 말하면", "왜냐하면", "다시 말해", "예를 들어" 같은 연결어로 다음 문장을 엽니다.

3) 초안은 가볍게 :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다는데요. 초안은 고치기 위해 있는 거라, 머릿속에 있는 걸 일단 종이에 떨어뜨리는 데만 집중합니다.

4) 고치면서 빼기 : 다 쓰고 나면 접속사와 수식어를 덜어 내고, 군더더기를 뺍니다. 어려운 단어보다 누구나 아는 쉬운 단어가 더 잘 전달되더라구요.

5) 이야기로 엮기 : 정보만 나열하면 잘 안 읽힙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해 어려움을 겪고, 무언가를 얻어 다시 돌아오는 흐름으로 엮으면 같은 내용도 훨씬 오래 남습니다.

6) 매일 조금씩 쓰기 : 쓰고 또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조금 나아져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몇 줄이라도 쓰는 게 제일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7) 좋은 글 따라 써 보기 : 좋아하는 글을 몇 편 골라 어떻게 짜여 있는지 뜯어보고, 제 방식으로 다시 조합해 봅니다.


그리고 쓰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도 같이 적어 두었는데요.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누구인가?'

'다 읽고 나서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가?'

'이 문장이 정말 여기에 있어야 하는가?'


4. 어디에 쓰는가


일할 때 씁니다. 보고서든 메일이든, 보내기 전에 핵심을 한 줄로 먼저 적어 보면 무엇을 빼야 할지가 보입니다. 상대가 바쁘다는 걸 생각하면 결론부터 쓰게 됩니다.


생각이 엉킬 때 씁니다. 불안하거나 머릿속이 시끄러운 날에는 아침에 몇 줄이라도 적습니다. 불평이든 걱정이든 종이 위에 꺼내 놓으면 한 걸음 떨어져서 볼 수 있었습니다.


공부할 때도 씁니다. 바카라을 읽으면 가장 마음에 남은 문장 하나와, 그걸 제 말로 바꾼 문장 하나를 적어 둡니다. 나중에 다시 꺼내 볼 때는 그 두 줄만 봐도 바카라 내용이 어느 정도 떠오르더라구요.


그리고 지금처럼 온라인카지노에 씁니다. 처음엔 저를 위해 쓰던 글이었는데, 읽어 주시는 분들이 생기면서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를 같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질문 덕분에 글이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5. 글쓰기에 대해 조심하는 것


글쓰기를 이야기하다 보면 조심하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하나는 잘 쓰려고 하다가 아예 못 쓰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면 첫 문장에서부터 막히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일단 쓰고, 나중에 고칩니다.


또 하나는 있어 보이려고 쓰는 것입니다. 어려운 용어를 섞으면 뭔가 해낸 것 같은데, 정작 읽는 분은 길을 잃게 되더라구요. 너무 많이 설명하려 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 두는 것도 같이 연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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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데 모아 놓고 보니, 제가 글쓰기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머릿속에 있는 걸 일단 꺼내서 눈에 보이게 만들어 보자는 것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앞에서 다룬 구조화나 문해력, 구체화, 이해도 저는 글로 한 번 적어 봤을 때 그나마 제 것이 됐던 것 같구요.


혹시 오늘 머릿속이 복잡하셨다면 자기 전에 세 줄만 적어 보시면 어떨까요. 다음 화에서도 그동안 적어 온 주제 하나를 골라 같은 방식으로 모아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한 주도 화이팅입니다 :)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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