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이유였다.
오전 8시, 알람이 울리고 성준은 눈을 떴다.
오늘은 할 일이 많다. 성준은 침대에서 휴대폰을 들고 펜을 꺼내 오늘 할 일을 써 본다.
시트지를 붙여둔 부엌 문 붙이기
냉장고 속 재료로 요리하기
이틀 전 사 둔 고기로 요리하기
아침밥을 준비한다.
종지에 물을 조금 담고 달걀을 깨뜨린 후 실리콘 랩으로 감싼 뒤 전자레인지에 1분 가열한다. 그 사이 수박 껍질 무침에 오이절임, 양배추 볶음이 들어있는 반찬통을 꺼내 한 접시에 조금씩 담는다. 띵. 전자레인지 문을 열어 수란을 꺼낸다.
밥솥을 열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강낭콩, 완두콩, 보리쌀과 귀리가 섞인 잡곡밥이 먹음직스럽다. 밥주걱으로 휘휘 저은 후 밥그릇에 한 공기 담고, 식사를 시작한다. 톡톡 터지는 귀리쌀에 아삭하고 매콤 새콤 달콤한 수박 껍질 무침이 잘 어울린다. 간장과 양배추 볶음, 밥을 섞어 비빈 밥은 아까와는 달리 약간 짭짤하면서도 담백하다. 식사 후 설거지통에 담긴 물에 그릇을 넣고, 다시 냉장고를 열어 깍둑썰기로 담아져 있는 수박을 꺼내 한 덩어리 아삭 베어 문다. 네모 모양의 식물 덩어리에 시원하고 달콤한 물이 담겨 있는 상태에서 입으로 베어 물어야지 즙이 나오는 구조. 성준은 매번 수박을 먹을 때마다 감탄한다. 세상의 어떤 아이스크림도 이런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을 살려본 적이 없다.
성준은 벽에 기대어져 있는 부엌문을 본다. 누렇게 빛 바랬던 문들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