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성'이라는 도구
"다른 애들도 잘못했는데 왜 저만 잡아요?"
학생은 귀와 볼이 붉어진 상태로 성준을 내려봤다. 연구실 앞 성준의 지도를 받던 학생의 이야기였다. 이름표를 달고 오지 않아 지도를 받게 된 학생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내던진 한마디였다.
이 말, 그러니까 모든 사람에게 법이 기계적으로 적용되어 나뿐만 아니라 나와 동일한 죄를 지은 사람에게도 동일한 형벌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이 말은 사실 미성년자만이 하는 말은 아니다. 학부모로부터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한다. 우리 애만 잘못한 게 아닌데 왜 우리 애만 벌을 받냐고.
신기한 건, 소위 말하는 모범생과 그 학부모로부터는 이런 이야기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듯이, 진학 상담이나 설명회를 제외하면 그분들에게는 학생 지도로 인해 전화를 할 일이 거의 없으니까. 그리고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생각보다 반응은 담백했다. 앞으로 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집에서 잘 지도하겠습니다. 등. 생각해 보니 모범생으로 한정 짓는 건 좀 범위가 좁은 듯하다. 성적에 관계없이 학급 학생들과 원만한 교우 관계를 형성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학교로부터 지도로 인한 전화를 자주 받아온 부모의 입장은 어떨지 생각해 봤다. 학교 전화가 울릴 때마다 '아, 우리 애가 또 무슨 잘못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를 것이고, 전화를 받는 기분이 개운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 아이를 잘 지도하겠다고 말할 것인지, 또는 교사의 지도사항 중 맹점이나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당연히 전자의 경우 담백하게 전화가 끝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전화 상담이 길어진다.
후자의 경우를 다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나눠봤다. 대부분은 교사의 지도 역량 부족(학생을 지도한 판단 기준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학생과의 래포 형성 부족(학생을 이해하려고 하는 포지션을 잘 취했는지) 중 하나로 나뉘며 교사의 지도 역량 부족이라 여기는 학부모의 경우 자녀와 아이 간의 지도, 즉 일대일 상황에서 유효한 지도 방법을 교사가 처한 일대다 상황에 왜 적용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애 얘기는 잘 들어 보셨나요?", "부모의 마음으로 생각해 주세요." 등이 이와 같은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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