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면 작은 변화
병가를 포함한 총 석 달의 휴식이 끝난 후 성준의 기상 시간은 출근할 때와 동일한 형태로 다시 돌아왔다. 병가 기간의 기상 시간이 오전 9시여서 혹시라도 출근을 시작했을 때 '너무 개운하게 자서 눈을 떠 보니 오전 9시더라.'라는 무서운 일이 생길까 다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토요일에도 6시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특강을 나가는, 병가 이전보다 더 진취적인(?) 삶을 살게 됐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침에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한 후 출근을 한다는 것.
이전의 성준은 당근에서 구한 식기세척기에게 아침 설거지를 위임하였다. 하지만 식기세척기를 처분한 후 직접 손으로 설거지를 하게 된 성준은 설거지를 하는 것이 이제 자연스러워졌다. 간혹 교자만두를 구워 먹는답시고 기름을 많이 쓰거나, 수육을 한 뒤 나오는 기름진 냄비가 나올 때를 제외하면 설거지를 귀찮아하지 않게 됐다.
사실 설거지를 귀찮아하지 않게 됐다는 것보다는, 설거지에 이렇게 큰 의미를 붙이는 것이 말이 되겠냐마는 삶의 방향성이 약간 달라졌다는 느낌에 더 가깝다.
병가 이전 성준의 출근 시간은 7시 10분이었다. 근무지에 가면 그보다 먼저 출근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아침에 환기를 시키고 교무실 바닥을 청소기와 밀대로 청소한 후 믹스커피 두 개를 뜯어 마시는 것이 일종의 루틴과도 같았다. 왠지 늦게 출근하면 그 시간이 없어지는 것 같아, 식사 후 그릇을 설거지통에 한가득 쌓아두고 출근하는 날이 자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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