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by홍종민


6장.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상담을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들이 있다.


내담자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온다. 충분히 잤는데. 어젯밤에 문제없었는데. 그런데 이 내담자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 눈이 무거워진다.


또는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냥 말하는 방식이, 표정이, 오는 방식이 거슬린다.


또는 반대로 이상하게 끌린다. 회기가 기대된다. 뭔가 더 해주고 싶다. 시간을 넘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들이 다 역전이다. 그리고 역전이는 쓸모가 있다.


이 장은 그 쓸모에 관한 이야기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것이 내담자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 억눌러야 할 것이 아니라 —


역전이에 대한 오래된 관점이 있다. 분석가가 환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분석가 자신의 미해결된 문제에서 오는 것이라는 관점. 역전이는 제거해야 할 방해물이라는 관점. 그래서 분석가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중립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배웠다. 상담실 문을 열면서 내 것은 두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담 중에 졸리면 잘못된 것이고, 짜증이 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처음에는 몰랐다. 역전이를 도구로 쓴다는 것. 이것이 상담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억눌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 된다. 이전에는 내 감정을 상담 밖에 두려 했다. 지금은 다르다. 내 것을 알면서 들어간다. 그리고 들어가서 일어나는 것을 읽는다.


역전이 반응을 촉발하는 환자 행동의 특징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이전에는 탐지되지 않았던 환자 성격의 측면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신분석가 와이너는 이것을 반복적으로 관찰했다(와이너, 2025: 345).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내담자에 대한 정보라는 것이다.


물론 내 것도 있다. 어제 잠을 못 잤다면 졸음은 내 것이다. 내가 원래 이런 유형의 사람을 힘들어한다면 짜증은 내 것이다. 그래서 항상 먼저 물어야 한다. 이것이 내 안에서 온 것인가, 이 사람에게서 흘러들어온 것인가.


하나는 치료자의 미해결된 개인적 문제가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내담자의 무의식적 투사적 동일시가 치료자의 마음 안에 그에 상응하는 감정과 환상을 일으키는 경우다(그륀바움, 2024: 113-114). 이 두 번째 의미에서 치료자의 감정 반응은 내담자의 마음 상태에 대한 정보의 원천이 된다.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여러 내담자에게 비슷한 감정이 오면 내 것이다. 이 내담자에게만, 이 이야기를 할 때만 특정하게 오면 이 사람에게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구분이 안 되면 두 가지 실수를 한다. 하나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돌리는 것. 내담자에 대한 정보를 잃는다.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을 내담자 탓으로 돌리는 것. 내 문제를 내담자에게 투사하는 것이 된다.


그 사이에서 정확하게 보는 것. 그게 역전이를 제대로 다루는 핵심이다.


— 졸음이 말하는 것 —


50대 초반 여성이 있었다. 주로 온라인 게임 이야기를 했다. 팀장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동료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이야기가 길었다. 논리적이었다. 설득력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집중이 안 됐다. 들으면서도 어딘가 딴 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이 신호였다.


처음에는 몰랐다. 멀어지는 느낌이 들면 내 집중력 문제인가 싶었다. 더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집중할수록 더 멀어지는 이상한 경험이 계속됐다.


정신분석가 와이너는 이 현상을 관찰했다. 환자가 일견 중요해 보이는 문제들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치료작업에 핵심적인 어떤 문제들 주변만 빙빙 맴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치료자가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웠던 것은 환자의 저항 행동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다(와이너, 2025: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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