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남의 속도를 보느라 내 걸음을 의심했던 날들

by새벽

솔직히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축하해.”



웃으면서 말했고, 진심으로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이상했다. 분명 축하할 일인데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내가 바라던 기회를 먼저 얻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 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내가 못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면 기뻐해 주면 되는 건데, 왜 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내 모습을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싫었다.



그래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사람마다 때가 다른 거지.’


‘나한테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생각처럼 쉽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혼자 있을 때면 자꾸 비교하게 됐다.


나는 뭐가 부족했을까. 그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가 일을 못했나. 내가 너무 조용했나. 내가 뭔가 놓치고 있었나. 처음에는 상대방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계속 나에게서 부족한 점을 찾고 있었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이상하게 순서를 생각하게 된다.
누가 먼저 들어왔는지.누가 일을 더 오래 했는지.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지.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순서를 만들어 놓는다.



나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에게 기회가 가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 먼저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마치 내가 추월당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우리가 같은 출발선에서 동시에 달리기 시작한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자꾸 순위를 매기고 있었을까. 누군가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데 능숙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겁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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