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일하는 것만으로 부족했던 이유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내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일하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줄 것이고, 새로운 일을 배우고 싶어 하면 언젠가는 기회를 줄 것이고, 힘들어 보이면 누군가 한 번쯤 물어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굳이 말하지 않았다.
말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더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사람. 힘들어도 티 내지 않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회사생활을 하면서 알게 됐다. 말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매번 알아채 줄 만큼 사람들은 한가하지 않다는 것을.
회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다.
각자 해야 할 일이 있고, 신경 써야 할 것이 있고, 자기 자리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러니 누군가가 내 표정을 보고
‘저 사람은 요즘 새로운 일을 배우고 싶은 것 같은데.’
하고 알아채 주기를 바라는 건 어쩌면 지나친 기대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분명 마음속으로 수십 번 생각했다.
나도 저거 해보고 싶은데.
그런데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었다. 그러면서 누군가 다른 사람이 먼저 기회를 얻으면 조금 서운했다.
‘나는 왜 안 시켜주지?’
지금 생각하면 참 이상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너무나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대가 알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말하지 않은 마음은 결국 내 안에만 있었다.
그렇다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던 것도 아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한마디를 꺼내기 전에 생각이 많았다.
괜히 나섰다가 욕심 많은 사람처럼 보이면 어떡하지.
내가 할 수 있다고 해놓고 못하면 어떡하지. 모르는 걸 물어봤다가 그것도 모르냐는 말을 들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먼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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