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말, 카페에서 바카라을 읽는데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았다. 평소 앉던 자리에 앉지 못해서인지, 옆자리에서 오래 통화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여러 이유가 겹쳤을 것이다.
몇 줄을 읽다가 창밖을 보고, 다시 바카라을 펼쳤다가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그렇게 한참을 보내다가 결국 바카라을 덮었다. 이럴 때는 억지로 앉아 있는 것보다 걷는 편이 낫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삼청동에서 북촌을 지나 서촌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여름 내내 더위 때문에 피했던 길이었다. 어느새 달라진 공기, 여전히 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뺨에 닿는 바람은 한결 선선했다.
사람들도 많이 빠져나간 뒤라서 그런지 한적했다. 낮이면 관광객과 차량으로 붐비는 길이 밤이 되자 조용해진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서울 한복판의 한적한 거리를 걷는 기분이 좋았다. 가끔 나처럼 산바카라을 하는 사람과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경복궁 옆길도 비교적 한산했다. 거리 곳곳의 미술관 앞에는 프리즈 서울 등 가을 행사를 알리는 배너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들어가 보지 않았던 곳들이다. 시간이 없어서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