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동전의 양면처럼

by서영수

어젯밤 평소처럼 산바카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보니 오른쪽 눈에 핏줄이 터져 있었다. 눈에는 워낙 민감한 편이라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쪽 눈은 그동안 별문제가 없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오전에 일을 마친 뒤 병원에 들렀다. 오래 기다린 끝에 주치의 선생을 뵈었다. 조심하라고, 좀 쉬라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돌아서는 내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이시면서. 그 말을 듣고 나오는데도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쓸데없는 생각을 지울 요량으로 사무실까지 천천히 걸었다. 평일 낮인데도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사람들도 어딘가 조금은 여유로워 보였다.


늘 바쁘게, 누구보다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밴 탓인지 일을 하지 않을 때조차 늘 서두른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그랬던 것도 같고,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종종 여유 있게 살라는 말을 듣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래 몸에 밴 생활 방식이 이제는 굳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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