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으면, 어느 순간 생각이 제자리에서 맴도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은 계속하고 있는데 마음의 여유는 점점 없어진다.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있는데, 집중은 잘 되지 않고, 같은 생각만 반복하게 된다. 그럴 때면 잠시 밖으로 나간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걷기 위해서다.
어제도 그랬다. 걷다 보니 낮 햇살이 생각보다 따가웠다. 계절은 늘 사람보다 먼저 움직인다. 무심히 지나치던 나무들은 어느새 짙은 잎을 품고 있었고, 햇빛 역시 그전과는 달랐다. 시간은 멈춘 듯해도 조금도 쉬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자연은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도 푸른 잎을 품은 나무들은 아름다웠고, 꽃과 나무들이 절정에 이른 이 계절도, 우리의 삶과 인연이 그러하듯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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