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묘하게 흘러가다가
어느 때부터는
묘하게 흐르게 한다.
슬롯적 틀 밖에 있는 것 같으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고
소외되는 것 같고
낙오하는 것 같아
정신을 집중하고
좇기 바쁘게 살아왔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놓치면 안 되는지를 먼저 생각했고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먼저 챙겼다.
인생의 굴레라는
제각각이고도 공평한
쳇바퀴 속을
그렇게 열심히 구르다 보면
문득,
아주 이상한 순간이 찾아온다.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 바퀴를 굴리며 살았지?
무엇을 위해서였을까.
그래서 지금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 질문 앞에서는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믿었던 시간들이
조금 낯설어진다.
그제야 알게 된다.
나는 한 번도
멈추어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달리고 있었으니
어디로 가는지는 나중의 일이었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족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고,
관계를 이어가고,
해야 할 일을 해내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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