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싹트는 누군가의 한 마디

퇴근길 버스, 취기 어린 위로의 문장

by이제이

늦은 퇴근길, 버스 뒷자리에서 훅 끼쳐오는 술 냄새에 미간을 찌푸린 것도 잠시였습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신 웅얼거리시는 아저씨. 그 곁에는 제 딸뻘쯤 되어 보이는 한 청년이 앉아 있었습니다.



취기 어린 아저씨의 횡설수설이 이어질수록 버스 안엔 묘한 긴장감이 돌았지만, 그 청년은 달랐습니다.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저씨의 말도 안 되는 농담에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리더군요.

“아유, 아저씨. 오늘 진짜 기분 좋은 일 있으셨나 봐요. 저희 아버지도 약주 한잔하시면 딱 아저씨처럼 웃으시거든요.”

그 한마디에 아저씨의 거친 숨소리가 멎었습니다. 무안함 대신 고마움이 서린 눈빛으로 청년을 바라보던 아저씨는 이내 수줍게 웃으며 말씀하셨죠.

“... 애썼네, 오늘 하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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