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운 날이었다.
딸과 남편, 나는 점심을 먹으러 집을 나섰다. 차로 15분쯤 떨어진 곳에 있는 두부집이었다. 딸이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다. 그래도 엄마의 제안에 흔쾌히 따라와 준 딸이 고마웠다.
두부집이 있는 건물 모퉁이에는 작은 팥빙수 가게가 있다. 오갈 때마다 보았지만 한 번도 들어가지는 않았다. 나는 이가 시려 얼음이 들어간 음식을 즐겨 먹지 않기 때문이다.
그날은 딸이 말했다.
“우리 팥빙수 먹고 가요.”
오랜만에 집에 온 딸이 먹고 싶다는 것이니 사주고 싶었다.
입구에 세워진 배너 속 팥빙수는 예상보다 단조로웠다. 얼음 위에 팥, 그리고 인절미 세 조각. 알록달록한 과일도, 시리얼도, 아이스크림도 보이지 않았다. 딸은 조금 더 화려한 팥빙수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가게 안에는 소박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정면으로는 나무 창틀이 있는 개방형 부엌이 보였다. 우리가 들어가자 부엌에서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요즘의 나는 젊음보다 나이 듦을, 빠른 것보다 느린 것을 조금 더 좋아한다. 결승선을 향해 계속 달리다가 잠시 머물게 된 휴게소처럼 느껴져서일까.
아주머니 때문이었는지, 나무로 된 부엌 창 때문이었는지, 손님이 많지 않은 가게의 조용함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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