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방식
"이번엔 혼자 남으신 분이었어요."
김 대표가 말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50대 중반 남성. 원룸 빌라 2층. 침대에 누워 죽어있었다. 2주 후에야 발견됐다.
집주인이 문을 열었다. 월세가 두 달째 끊겼고, 전화는 받지 않았다.
김 대표가 도착했을 때 방은 좁았다. 10평도 안 됐다. 침대, 바카라상, 옷장 하나.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바카라상 위에 액자가 다섯 개 놓여있었다. 전부 부모 사진이었다. 젊은 시절, 중년, 노년.
형이 들어왔다. 60대 초반이었다.
"동생이 부모님만 보고 살았어요."
어머니는 1년 전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그 전해에. 아버지는 중풍이었다. 10년. 어머니는 치매였다. 15년. 동생이 혼자 돌봤다.
"저는 결혼해서 따로 살았고. 동생 보고 맡겼어요."
형의 목소리가 낮았다.
바카라상 서랍에 노트가 있었다. 간병 일지. 빼곡했다.
'2010년 3월 5일 - 어머니 치매 진단. 병원 약 처방.'
'2010년 4월 12일 - 어머니 집 주소 까먹으심. 경찰서에서 연락 옴.'
'2012년 8월 3일 - 어머니 밤에 집 나가심. 3시간 찾아다님.'
매일 기록했다. 약 먹는 시간, 병원 가는 날, 어머니가 잊어버린 것들.
'2015년 6월 20일 - 어머니 저를 못 알아보심.'
'2018년 3월 10일 - 아버지 중풍으로 쓰러지심. 병원 입원.'
두 사람을 동시에 돌봤다.
마지막 기록은 1년 전이었다.
'2023년 11월 10일 - 어머니 돌아가심. 장례 치름. 이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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