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식 100] FD091 딸기
겨울이 가고 딸기가 마트에 보이기 시작한다. 친정에 내려간다고 말해두면, 엄마 아빠는 공판장에 가서 딸기를 박스째 사다 놓으셨다. 딸기 줄기가 그려진 종이 박스에 플라스틱 두 박스가 담겨 있다. 딸기는 두 줄로 담겨 있다. 위쪽에는 알이 굵다. 꼭지를 칼로 잘라내고 물에 헹군다. 다 씻기도 전에 제일 큰 딸기를 하나 골라 수돗물에 한참 헹궈 입속으로 집어넣는다. 딸기 육즙이 팡 터지진다. 입 밖으로까지 몇 방울 튀어나간다.
서울에서도 딸기 한 박스를 사면, 배우자는 먹지 않는다. 나만 먹는다. 하나만 먹어보라고 하면 겨우 한두 개 먹고는 배우자도 딸기를 나만 먹으라고 양보해 준다. 우리 집 딸기는 항상 내 몫이었다.
글도 그렇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대신 써주진 않는다. 나의 순간적 감정과 기분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는 나의 몫이다. 나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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