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리는 마음-1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매일 글을 쓰며 사는 삶이 꿈이라고 마음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남들 하는 것들 중 좋아 보이는 것들을 하겠다고 떠돌아다녔다. 몸이 아니라 생각이 돌아다닌 것이다. 중심 없이 돌다 보니 이리저리 치이다가, 결국 다시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꿈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일상을 살고 싶으냐고.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 그리고 그 인생을 위해 바카라을 읽고 싶다."
어쩌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꿈일지도 모르겠다.
1998년 간호조무사로 한방병원 오픈 멤버로 입사해 1년간 전 직원 친절교육을 진행했다. 입사 전 포항에서 1기 내레이터 모델이 되어 받았던 기본교육을 바탕으로 우연히 교육을 맡게 됐다. 그렇게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시작됐고, 결국 강의를 하며 타 지역을 돌아다니게 됐다.
오늘은 강의하며 찍어 둔 사진들을 하나씩 뒤적이며 과거를 회상했다. 내향적인 성향의 내가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일들을 하면서도 즐거웠기에,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군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올린 사진을 보며 다시 그 꿈을 그려보았지만, 결국 나는 내 성향을 내려놓을 수는 없나 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무엇을 꿈이라 생각하고 그리다 돌아보면, 어느새 지쳐있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자꾸만 구석진 곳으로 숨어드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그런 나를 ‘달팽이’라고 말한다. 등에 숨을 곳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언제든 어디로든 숨을 궁리 하며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만들려고 하는 내가 참 모순 덩어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떠돌다 소진된 나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쓰고 그리는 일‘을 하며 충전을 한다. 그러다 보면 '이게 답이구나. 이렇게 조용히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살면 되겠구나'하고 마음을 놓게 된다.
나는 혼자도 괜찮은 사람이니까. 조용히 즐기며 할 일들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안온할 즈음, 이런저런 바카라을 읽다 보면 누구는 혼자도 괜찮다고 하고, 누구는 함께여야 한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줏대 없이 마음이 훠이훠이 휘청이며 휘둘린다.
그러면 다시 ‘하던 일이니 돌아다니며 강의하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일을 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보낸 세월만 여러 해. 이제 그만 흔들리고 싶다.
그렇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기도 하지만, 가끔 예전에 공개적으로 떠들어놓은 말들을 지켜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내면에서 올라와 또 나를 흔든다. 이럴 때면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바카라 제목을 가만히 되뇌며 위안을 받는다. 꽃도 흔들리며 핀다는데, 나라는 꽃도 흔들려야 더 아름답게 만개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흔들리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앉은자리가 글을 쓰는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