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빌며 나는 비로소 내 마음을 듣는다
자려고 누웠는데
창가에 동그란 달이 비췄다.
크고 동그란 보름달.
이제야 자기를 알아봤냐는 듯
청명한 밤하늘에 더욱 환하게 나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보름달이 뜰 때마다 소원을 빈다.
흔히 로또 당첨과 같은 세속적인 소원을 빌 수도 있겠지만,
내 노력이나 정체성과 무관한 소원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리라.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행위의 의미는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것이 아닐까.
보름에 한 번씩 같은 소원을 빌고 있다면
그건 내가 그 소원에 진심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원인을 찾아 개선하든,
더 절실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든 하며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내 소원 빌기의 의식 같은 것이다.
요즘 나는 교감신경 과활성으로
피로도와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하며 지낸다.
이상하게 뭘 해도, 안 해도 '과부하' 메시지가 뜬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딱히 일이나 사람 스트레스도 없고,
그럭저럭 지낼만은 한 것 같은데
건강에 이상 신호가 있다는 사실이 또 스트레스가 되었다.
나는 조용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고요해진 어느 순간,
나는 내 깊은 마음의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나... 길을 잃은 것 같아. 아니, 길이 나를 잃은 걸까...
이제는 홀로 걷는 길이 너무 힘든데... 방법을 모르겠어.
... 나 좀 도와줘."
그렇게 잠이 들었다.
모처럼 깊은 꿀잠을 자고,
아침에 운동 가는 길.
해가 밝아오는 중에도
보름달은 여전히 하늘에 떠 있었다.
내 길을 따라오는 듯 존재감을 뽐내며.
마치,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함께 걷고 있어."
라고 말하는 듯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아, 나는 힘든 게 아니라 외로웠던 거구나.
솔로 라이프 8년 차.
나이 먹을수록 인간관계는 점점 협소해지고,
뭘 해도 과부하가 뜨는 내 몸은
어쩌면 이 외로움을 견디느라 지쳐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기도는
곧 이뤄질 거라는 약속을 받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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