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과 낭비하는 시간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처음에는 그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렸다. 우리는 늘 시간을 아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계획대로 살고, 생산적으로 움직이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말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들은 끝이 없고, 엄마가 되면 그 목록은 더욱 길어진다.
빨래를 해야 하고, 밥을 해야 하고, 아이를 씻겨야 하고, 어린이집 준비물을 챙겨야 하고, 회사에 복직할 준비도 해야 한다. 하루는 늘 부족하고, 몸은 늘 피곤하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은 대부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늦은 밤 편의점에 가던 길.
아이가 잠든 뒤 소파에 기대어 멍하니 TV를 보던 시간.
햇볕이 좋은 카페에서 목적 없이 앉아 있던 오후.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만 듣던 순간.
그 시간들은 분명 생산적이지 않았다.
돈이 생긴 것도 아니고, 성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인간은 효율로만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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