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혜(1959-)는 1997년부터 컴퓨터의 최소 단위인 ‘픽셀’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미술가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미학적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오늘은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한층 더 깊게 파악해보려 한다.
<공중 무도회>라는 작가의 설치 작품을 보면, 그가 ‘픽셀(pixel)’을 작품의 주요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픽셀은 컴퓨터 화면에서의 가장 작은 단위를 뜻하는 말로, 화면의 작은 점 각각을 가리킨다. ‘픽처 엘리먼트(Picture Element)’의 줄임말이며, 우리말로는 ‘화소(畫素)’로 번역된다. 각 픽셀에는 해당 색의 정보가 담겨져 있고, 이러한 픽셀들이 모여 전체 이미지를 구성하게 된다.
픽셀이라는 개념은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인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의 점묘법이 그것인데, 점으로 찍어 전체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이미지는 쇠라의 점묘법처럼 각각의 색이 모여 전체 화면이 이루어진다.
홍승혜 작가가 처음으로 픽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3년 서울산업대학 응용예술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교육 현장에서의 업무가 컴퓨터로 대체되고 있던 상황에서 ‘그림판’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접하게 된 것이었다. ‘그림판’은 컴퓨터로 간단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만든 툴인데, 작가는 이때부터 흰색의 그리드 바탕에 마우스를 활용해 픽셀로 물감을 메우면서 ‘픽셀 드로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가는 종이를 접고, 오리고, 붙이는 작품을 주로 만들어왔으나, ‘픽셀’을 발견하고부터는 그림을 벽돌처럼 쌓아올려 조각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1997년부터는 보다 본격적으로 ‘포토샵’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회화적 벽돌’을 쌓아올리는 행위를 지속했다.
“나는 그 오브제를 회화적 벽돌이라 불러보고 싶은데 왜냐하면 나는 쌓아올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쌓아올리는 행위는 그다지 생각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 홍승혜, 「넘나들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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