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한 시간 보는 자는 증권시장에서 성공한다.”
누군가 장난으로 써둔 것 같이 보이는 이 작품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의 것이다. 아이 같은 글씨로 색을 바꿔가며 그린 그림 앞에 자동으로 발걸음이 멈춰선다. 한 시간까진 아니더라도 왠지 좀 더 머물러야 할 듯한 마음이 스친다.
백남준은 ‘플럭서스(Fluxus)’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말년에 제작한 이 작품에서도 플럭서스의 유머가 녹아 있는 듯 보인다. 플럭서스는 1960~1970년대 기존 예술의 정면으로 도전하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면서 ‘과연 예술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전위예술 그룹이다. 이들은 예술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하기도 하고, 예술의 경계에 도전하면서 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을 선보였다. 백남준은 단순한 글자로 이루어진 ‘부적’처럼 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을 작품 앞으로 끌어들인다.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워낙 방대한 만큼 여러 차례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번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전시되고 있는 <다다익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다면, 오늘은 백남준과 함께 활동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와의 연관성과 그의 작품에 드러난 샤머니즘적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1990년 7월 20일 백남준은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굿 형식의 퍼포먼스 <보이스 위한 진혼굿(늑대 걸음으로)>를 행했다. 요셉 보이스와 백남준은 생전에 한국에서 신나는 굿판을 함께 벌이자고 약속했었는데, 보이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함께 하지 못했다. 보이스가 세상을 떠난 뒤 4년이 지난 시점에 백남준은 서울에서 그를 추모하는 굿 퍼포먼스를 벌임으로써 약속은 실현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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