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블랙메일.

by김동은WhtDrgon

비밀을 쥔 협박 Blackmail:

남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상대에게 행동을 요구한다. 정보의 내용과 그것을 보게 될 사람의 관계가 위협의 크기를 정한다. 블랙메일은 사실 검은 편지가 아니라 과거 스코틀랜드에서 (하얗게 빛나는 은이 아닌) 가축이나 현물 등으로 내는 세금을 블랙이라고 했고 메일은 편지가 아니라 세금, 즉 무장 세력이 강제로 걷어가는 부정한 현물(가축, 곡물) 세금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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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에 왜 시키는 대로 하게 될까

영상 삭제를 기다리는 사람, 엄마에게 들키기 싫은 아이, 학교가 두려운 학생들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 어디로 가고,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가져오라는 지시다. 보낸 사람은 얼굴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받는 사람은 자기 일정을 모두 버리고 그 말에 따른다. 상대가 가진 것은 무기가 아니라 공개하고 싶지 않은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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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 「Shut Up and Dance」에서 케니는 컴퓨터를 통해 찍힌 사적인 영상 때문에 익명의 지시를 받는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영상을 퍼뜨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휴대폰을 끄고 끝낼 수 없다. 기계를 꺼도 상대가 가진 파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가장 끔찍한 일을 요구했다면 거절하거나 도움을 구할 틈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시는 하나씩 도착한다. 이동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물건을 전달하는 사이 다음 일이 붙는다. 케니가 어느 한 단계를 해냈다고 안심할 때마다 사건은 더 위험해진다. 이미 해 버린 행동도 그를 붙잡는 이유가 된다.


상대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케니는 그것을 확인할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지금 거절하면 당장 공개될 것 같고, 한 번 더 따르면 조금은 미룰 수 있을 것 같다. 협박이 만들어 내는 긴장은 그 작은 유예에 있다. 주인공은 자유를 되찾으려고 움직이는데, 움직일수록 상대가 요구하는 일에 깊이 들어간다.


영상을 지우는 사람은 화면 밖에 있다

케니는 자신과 비슷하게 협박받는 다른 사람을 만난다. 서로의 비밀을 온전히 알지 못한 채 같은 지시에 묶인다. 이들은 협박하는 사람을 함께 찾아가 따질 수 없다. 눈앞에 있는 상대도 도망치고 싶은 사람이라, 서로를 돕는 관계와 감시하는 관계가 겹쳐진다.


결국 요구는 은행 강도와 폭력까지 이어진다. 영상 하나의 공개를 피하려던 사람이 새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만든다. 드라마는 케니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가까이 따라가지만, 그가 숨긴 내용은 관객에게 충분히 알려 주지 않는다. 먼저 불안과 수치심을 겪게 하고, 그 불안을 일으킨 사실은 뒤늦게 알게 한다.


결말에서 케니가 감추려던 자료에 아동이 관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앞서 따라온 감정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협박받는다는 사실이 그 사람의 모든 잘못을 지워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익명의 가해자들이 원하는 만큼 사람을 부릴 권리를 얻는 것도 아니다. 두 문제를 한 사람의 몸과 하루에 겹쳐 놓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불편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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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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