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오프라인 특강을 마치고
전국각지에서 올라오는 청강자들을 배려코자 서울역 인근 강의실로 준비했는데 제주에서 비행기로 온 이가 있어 이 또한 무색한 계획이었다
중간 크기의 방을 가득 채워준 것이 몸들이 아닌 마음들이어서 준비된 이야기를 버리고 지금이 지시하는 것들과 지금이 호명하는 것들만 말한다
애초부터 말은 계량의 대상이 아니어서 늘어날수록 무겁다거나 줄인다고 가벼워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한 사람만 말해도 연결의 고리는 분명 있다
예술이나 문학의 향유는 상상하느냐 아니냐의 문제
서로를 마주하고 소리를 주고받고 보이지 않는다고 상상한다 진짜 상상은 현상의 꼬리를 자르는 일
나는 강의 내내 건너가려고 겨드랑이에 겨우 자란 날갯짓을 한다 우아했다가 무리였다가 이따금 떨어지는 날개의 깃을 잡아 머리에 꽂는 이도 있다
모든 진실어린 것들은 지금에 벌어지고 지금 아닌 바에야 배제되고 마는 것은 너무 당연한 노릇이다 그것에 준해 예외적인 사례는 한차례도 없다
편안한 관습들을 해체하고 다소 불편한 그러나 단단하고 세련된 인식으로 전환할 때에는 다소 경쾌한 리듬과 생경한 이야기들을 버물려야 한다
우리는 애초부터 그렇게 생겨먹었고 그렇게 디자인되었고 설계되었으므로 사람이라고 써놓고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 옳다
강의가 끝나고도 발길을 섣불리 다그쳐 퇴장하지 못하는 그들의 주저가 성공적인 시간이었음을 증명한다 우리는 자꾸 순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