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말 불일치

하루는 내게 끝말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끝말잇기 놀이 같아

by이숲오 eSOOPo

어깨춤을 추다가도 이내 어깨가 축 늘어지기도 해


제 리듬으로만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또 아니어서


상대의 어깨도 살펴야 하고 풀어주고 부추겨야 해


상황이 시급하다고 서둘러도 그건 나만 그런 거고


누구의 구두에나 불이 붙은 발등이 있는 건 아니고


괜히 공염불이 될까 혹 그리 비칠까 노심초사다


늘 염려라는 것도 나를 벗어나면 빛깔이 바래진다


순정의 염려는 있어도 관계 밖에서나 있다고 오해


그러니 가졌다가 놀라 바닥에 패대기치기가 일쑤


아무튼 내가 아프고 쓰리고 마는 것이 유일한 복수

낯선 이의 등만 바라보고 환호하는 것이 축제


낯선 이의 목소리에 맞춰 기분을 다시 끼워 맞춘다


커다란 나무의 기다란 가지들이 위안이 되고


계절이 옷 벗는 소리는 귀보다 눈이 호강하고


곁에 둔 소지품들은 급여 없이 일하는 호위병이다


자꾸 너 앞에서 눈을 감는 건 너를 기피하는 게 아니라 너를 깊이 보고 싶어서다 알지도 못하면서


사랑을 할 때면 언어가 사경을 헤맨다


외로울 때면 언어는 사방을 휘젓고 다닌다


그러니 만선으로 돌아오려면 지독하게 고독하다


다시는 안 하겠다는 말만큼 허술한 고집은 없다


차라리 이따금 하겠다는 말이 목숨을 살릴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매는 안전벨트에 가까운 진실


이거 참


알 수 없는 당혹감으로 수시로 뱉은 혼잣말 중 하나


나는 왜 요즘 혼자 서 있는 말에게 각설탕을 먹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