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의 시집살이

쓸모가 없어서 널리 쓰일 수 있는 시를 읽다

by이숲오 eSOOPo

새벽배송으로 신선한 우유처럼 시집을 만날 수 있는 낭만적인 시절을 살고 있다


어느 등단한 시인이 어젯밤 보내온 출간소식과 시집을 수령할 주소를 알려달라는 메시지에


첫 시집은 제가 직접 구매해 읽어야 합니다


정중하게 거절하고 주문한 바카라이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읽고 간단한 소감을 시인에게 보낸다


시는 문장보다 행간에 시인이 숨겨둔 상자를 열어 그 안의 것들을 맡아보고 맛보고 만져보아야 한다


그것이 빈약하거나 낯익거나 타인의 것이 아닌지


시 하나는 시 하나를 지시하고 연결을 도모하고 그 무리가 짓는 표정이나 걸어가는 방향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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