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물은 좋은데, 누구의 실력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과물은 작성한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참여한 모두의 것입니다

by김영학 코치


AI를 도입하면 일이 잘 될 거라 기대하지만, 막상 사업 성과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회의와 보고와 지시처럼 매일 지나치는 상황을 리더, 팀장, 실무자가 다르게 보고 있고, 아무도 그 차이를 서로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AI로 더 말하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 글은 출발했습니다.



요즘 리더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다들 결과물은 좋은데, 누가 일을 잘하는 건지를 모르겠어요."

AI를 들인 지 반년쯤 지난 회사에서 평가 시즌이 돌아오면서 나왔던 말입니다.

올라온 기획안도, 보고서도, 분석 자료도 작년보다 좋아진 것 같고, 이렇게만 보면 AI 덕분에 팀 전체의 실력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보고하는 팀장도 있고, 그렇게 믿고 싶은 리더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헷갈립니다. 분명 눈에 보이는 부분은 바뀌었는데, 이걸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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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더는 그 결과물로 무언가를 정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누구를 더 쳐줄지, 누구에게 다음 일을 맡길지, 어느 팀에 사람을 더 줄지를 정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결과물을 보면 그 답이 어느 정도 보였습니다. 수시로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따로 또 같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판단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결과물을 아무리 봐도 안 보입니다. 게다가 전보다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결과물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전부 좋아져서 안 보이는 것입니다. 잘하던 사람의 결과물도 좋고, 그렇지 않던 사람의 결과물도 좋으니, '좋다'는 것이 더 이상 아무것도 가려주지 않습니다.


그럼, 리더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AI 이전에 일과 사람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번 글의 이야기입니다.




결과물로 사람을 보던 습관

왜 더 이상 통하지 않는가


먼저 '일을 통해 사람을 보던 방식'이 예전에는 왜 통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AI 이전에는 '결과물'이 '만들었던 사람'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중간 결과물이라도 그것이 나오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과 발을 거쳤고, 이때 그 일을 주도한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가 결과물에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결과물에 안 적힌 것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리더는 결과물을 보고 작성한 사람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결과물을 본 것이 아니라, 결과물 뒤에 있는 '과정'과 '사람들'을 본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이러한 혜안을 가진 이들이 리더의 자리에 많이들 있었습니다.


그런데, AI가 들어오면서 그 셋이 전부 줄었습니다.

(a) 거치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한 사람이 AI와 둘이서 만드니 손과 발을 보탠 사람이 없습니다. (b) 과정이 결과물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AI가 다듬은 문서는 누가 만들어도 잘 만든 모양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가 지워집니다. (c) 주변과 상의하는 빈도수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따라서, 참여한 사람이 거의 없으니 결과물 밖의 이야기를 들을 데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섞였습니다. 그가 만든 결과물이 그 사람의 실력인지, 그 사람이 다룬 AI의 실력인지를 가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AI를 잘 다루는 것을 실력으로 봐야 할지도 애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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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결과물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더더욱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그 결과물은 '실행 전의 산출물'일 뿐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되지 않은 단계의 문서를 보고 작성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니, 이미 AI 때문에 '근거'는 사라졌는데, 이전의 '평가하던 습관'만 남은 셈입니다. 참고로 이 습관은 AI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AI 이전부터 있었던 합리적 접근이었지만, AI가 들어오며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인습이 되었습니다.




무리하게 구분 및 평가하면 벌어지는 일

- 안전한 결과물만 올라옵니다


그럼, 그 인습이 남아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AI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결과물로 사람을 구분 짓거나 평가하면, 그들은 안전한 결과물만 낼 것입니다.

만약 새로운 시도를 하면 그 결과물에 내 이름이 붙고, 그 이름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글에서 "더하면 바카라임이 생긴다"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제안하면 평가받는다 또는 생각지도 못한 바카라임이 덧붙여진다"가 됩니다. 그래서, AI로 빨라진 것이 더 많은 시도로 가지 않고,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안전한 산출물로만 가게 됩니다. 그럼, 빨라진 것은 어디로 갔을까요? 30분 만에 만들 수 있게 됐으니 30분 만에 더 무난하고 일반적인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빨라진 만큼 더 많이, 자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빨라진 만큼 더 빨리 안전한 무언가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 잘못된 평가 기준 및 방식으로 조직이 멍이 듭니다

그리고, 구분하려 해도, 구분이 어려워져 틀린 평가가 쌓입니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실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안전한 것만 내는 사람이 꾸준한 사람으로 보이고, 새로운 것을 냈다가 결과물이 뭔가 맞지 않아 보이는 사람은 덜 준비된 사람으로 보입니다. 결과물만을 놓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구분과 평가가 실제 인사평가 및 다음 보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틀린 근거로 내린 판단이 조직 안에 은밀하게 쌓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틀렸다는 것은 한참 뒤에, 그것도 알아차리는 조직에서만 드러납니다.




리더는 결과물을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려 합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에는 그가 없는데 말입니다.


리더의 일은 결과물을 보고 '1차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게 실행하기에 괜찮은지, 이걸 만드는 과정에서 누가 잘했는지, 이와 비슷한 일은 다음에 누구에게 맡길지를 결과물과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으로 결정합니다. 분명히 AI 이전에는 이러한 접근 및 판단이 대체로 맞았고, 그래서 리더의 일로서 존중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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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그 결과물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가 무엇을 판단했고 어디서 AI가 들어갔는지가 결과물에 적혀 있지 않고, 물어볼 참여자도 없고, 그 사람과 AI 중 누구의 실력인지도 모릅니다. 그럼, 근거 없이 판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 그 판단을 하는 자신도 그 판단에 영향을 받는 이들도 서로를 신뢰하기 어려워집니다. 왜냐하면, 이제 1차 판단을 내릴 근거가 없거나 부족해진 상황에서 리더는 전과 동일하게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니 자신의 감을 믿고 인습에 의해 평가합니다. 이때 주변에서 보기에 부족한 근거로 내린 판단으로 인식되고, '이 사람은 원래 이렇다'는 식으로 서로에게 채워집니다. 그러면 AI 이전의 평가가 AI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기준과 관점에 의해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며, 옳거나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는 리더를 신뢰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 리더도 구성원과 뭔가 맞지 않음을 피부로 느끼며, 알게 모르게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럼, 인습을 왜 바꾸지 못할까요?

AI 이전에는 이 방법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평가를 포함한 각종 인사상 조치는 리더의 일이고, 비록 중간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모습이 리더로서 좋아 보이기에 관련된 조치를 빠르게 하고, 다음(실행)으로 넘어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AI 도입을 결정한 사람이 리더이니 "역량이 늘었다"라고 믿고 싶습니다. 또한, 거기에 맞춰 자신의 역량도 늘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결과물을 받으시면 묻는 것을 바꾸십시오. "누가 잘했나"가 아니라 "이거 진행할 만한가." 그것만 확인하시고, 사람에 대한 판단은 실행 결과가 나온 뒤로 미루십시오. 결과물은 실행 전의 것이니 거기서 사람을 가를 수 없고, 실행 뒤에는 가를 필요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행이 되면 다 같이 된 것이고, 안 되면 다 같이 안 된 것이기 때문에, 누구의 탓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원래 이런 식으로 리더가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맞는 것입니다. AI이전에도 말이죠.


그리고, AI는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AI 사용량이나 산출물의 수로 사람을 평가하지 마십시오. 그건 AI를 많이 쓴 사람을 고르는 것이지 일을 잘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에 올라온 결과물을 AI에 넣고 "이 중에 우리 회사 또는 고객을 위한 내용은 무엇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십시오. 보통 AI가 말하는 일반론 사이에서 우리 회사만의 것을 찾아내는 데는 AI가 쓸 만하고, 그 '우리 것'이 바로 그 사람이 실제 일을 해서 만든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팀장은 평가표를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결과물만으로는 채우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팀장은 리더보다 더 곤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가표를 채워야 하는데 결과물만 봐서는 다 잘했고, 위에서는 가려달라고 합니다. 그러니 억지로 구분하거나, 아니면 평가 코멘트를 AI를 통해 씁니다.

"체계적인 접근이 돋보였습니다. 리스크 관리 역량이 향상되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내용은 깔끔하고, 흠잡을 데 없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문장으로 남습니다. 어쩌면 중간 평가마저 AI를 통한 산출물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라, 일부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 가를 수 없는 것을 가르라는 상황에서 팀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팀원이 무언가를 제안하고, 그걸 받을 때 팀장의 제스처입니다. 결과물로 평가받는 조직에서 팀원은 스스로 생각할 때 가장 안전한 것만 올립니다. 이때 "이건 네 바카라임이 아니라 우리 거니까 같이 해보자 그러니까, 혼자 하지 말고 새로운 의견이나 질문이 생기면 생기는 즉시 바로 말해주세요"라고 받아줘야 하는 사람이 팀장입니다. 그 한 마디가 있으면 다음 제안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팀장으로 일을 되게 만드는 쪽에 서서 평가표에 얽매이기보다는, 제안을 받고 검토하는 위치에서 더 적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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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아래로는 제안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받습니다. 그리고, 위로는 "결과물로는 가를 수 없으니 실행 결과로 봐주십시오"를 올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평가표의 칸은 채우되, 칸 밖에 한 줄을 씁니다. "이 팀원이 올해 새로 시도한 것이 이 내용입니다." 그 한 줄은 AI가 쓸 수 없는 팀장으로서 팀장 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AI는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결과물의 완성도를 재는 데 쓰는 것은 큰 의미 없습니다. 왜냐하면, 완성도는 AI가 올려준 것이라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권장하는 접근은 "한 분기 동안 팀에서 나온 제안을 전부 AI에 넣고, 종류가 몇 가지이고, 각 제안이 가진 의미와 가치 등에 대해 확인해 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제안의 수와 종류가 늘고 있고, 각 제안의 가치가 점차 회사와 Fit이 맞다면, 팀의 자유도와 함께 올바르게 바카라임지려는 모습이 갖추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유의미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면, 단순히 결과물에 따른 개별적 평가를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후자보다는 전자가 '일을 되게 하려는 팀장답게' 일하는 것입니다.




실무자는 좋은 결과물을 냅니다

그런데 그것을 자기 것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자 자리는 겉으로는 가장 편해 보입니다.

좋은 결과물을 내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속으로는 다릅니다. 그 결과물이 자기 것 같지 않고, 다음에 혼자서는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안전한 것만 냅니다. 좋은 평가를 받을수록 새로운 시도는 점차 위험해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왜냐하면, 애써 얻은 좋은 결과물과 그에 따른 평판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내 것 같지 않다는 말도 주변 누구에게도 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니까요.


그럼, 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까요?

AI도입 이전과 이후 모두 결과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도는 결과물이 거칠고, 거친 결과물은 평가에서 손해이고, 안전한 시도는 결과물이 매끄럽고, 매끄러운 결과물은 평가에서 이득입니다. 그러니 AI로 매끄러운 것을 빨리 만들어 올리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이것도 실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평가 방식이 그렇게 자리 잡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완성본 대신 제안 또는 제언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이건 아직 제안(제언)입니다. 회사 성장의 관점에서 같이 검토해 주십시오." 그 한 줄이 그 결과물을 내 것에서 우리 모두의 것으로 바꾸고, 평가 대상에서 논의 대상으로 바꿉니다. 참고로 완성본은 평가받지만 '제안'은 논의됩니다. 그 차이가 평가표에서는 안 보여도, 다음에 무엇을 달라는 요구가 바뀌는 것으로부터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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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AI는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AI를 통해 가장 안전한 답 하나를 뽑지 말고, 여러 안을 뽑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AI를 통해 서술형의 답변을 객관식으로 바꾸고, 그중에 가장 우리 다운 답을 찾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도가 최종적으로 선택된 세 가지 안으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선택을 위한 논의의 자리로 이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중 하나가 거칠게 느껴져도, 그 거칠다고 느낀 내용이 대개 새로운 것으로 실무자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가능성을 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물은 원래 모두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안 보일 뿐입니다


여기서 하나를 바로잡겠습니다.

"실행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특정 결과물을 모두의 것으로 돌리자."는 것은 결코 새로운 제안이 아닙니다. 원래 그게 맞습니다. AI 이전에도 결과물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것이었고, 주도한 사람의 이름이 붙었을 뿐, 그 사람 혼자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AI와 둘이서 거의 다 만들기 때문에, 그 사실이 안 보일 뿐입니다.


따라서, 결과물의 가치와 의미를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원래대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결과물은 '실행 전의 중간 산출물'이고, 결과물을 놓고 그걸 작성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결과물 속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하다면 채워야 하는 것이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면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것이 일을 되게 만드는 과정에서 마땅히 보여줘야 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가 기대하는 성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중간 결과물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당장의 결과물은 과정의 중간이지 최종 결과가 아닙니다. 그런데, 중간에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한참 경기가 진행 중에 있는데, 퍼포먼스 점수를 매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 무엇을 하면 될까요?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 있다면 그대로 해도 되는지, 되게 하기 위해 무엇을 더하고 빼야 하는지 등의 논의로 이어지게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바카라임을 참여하는 모두에게 돌리면 일을 되게 하려는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최초로 제안하는 사람이 타인의 평가에서 조금 자유로워집니다.

그 '조금'이 생각보다 큽니다. 결과물이 다소 러프해도 되고, 틀려도 되고, 다음에 고쳐도 됩니다. 그러면 지난 글에서 언급한 '묻지 않고, 정하지 않고, 더하지 않던 소극적 태도'가 조금씩 적극적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물어도 되고, 틀려도 되는 안전한 상태를 리더가 만들어줬기 때문입니다.




그때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AI 덕분에 빨라진 속도가 처음으로 제값을 합니다


이 시리즈에서 AI가 빨라졌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전부 좋은 쪽은 아니었습니다. 침묵을 감당할 만하게 만들었고, 축약을 요약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채우는 것을 10분으로 줄였고, 답을 30분 만에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속도가 제값을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평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구성원들이 전과 다르게 여러 시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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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시도에 드는 노력(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안을 하나 만드는 데 일주일이 들었으니 하나만 만들었고, 그 하나가 평가받으니 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AI로 세 개를 만드는 데 한 시간이면 되니 세 개를 만들 수 있고, 이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럼, 그중 하나가 다소 거칠거나 완성도가 떨어져도,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또는 우리의 일로 삼아도 될까?" 등으로 논의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전처럼 결과물만으로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AI로 인해 빨라진 속도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촉매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그 분위기에서 각자가 자신들의 성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선 "진행할 만한가"만 보는 겁니다


결국, 리더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할 일은 하나입니다.

결과물을 받았을 때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만 확인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누가 잘했나" 대신 "이거 해볼 만한가"를 묻고, 팀장은 우리에게 적합한 제안과 제언으로 받고, 실무자는 다양한 제안으로 올립니다. 이 셋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셋 모두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며, 셋 다 제도를 바꾸지 않아도 당장 내일부터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회사가 지금 결과물로 평가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한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이전에 올라온 것 중에 "제안입니다"로 올라온 것이 있었고, 그 종류와 개수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전부 완성본으로 올라왔다면, 사람들이 결과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고 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라도 제안으로 올라왔다면, 그 사람은 평가에서 조금 자유로운 것이고, 거기서부터 새롭게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다잡으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결과물은 좋은데 누구의 실력인지 모르겠다는 것은 리더가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이전부터 결과물로 사람을 보던 인습이 남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럼,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안 바뀐 걸까요?


AI가 업무 안으로 들어오면서 바뀐 것은 결과물이 나오는 속도였고, 바뀌지 않은 것은 그 결과물을 다루는 우리의 인습이었습니다. 사실, 결과물은 원래 모두의 것이었고 실행 전의 중간 산출물이니, 거기서 섣불리 사람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진행할 가치와 가능성만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제안하는 사람이 자유로워지고, 그때 AI의 속도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제대로 쓰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바뀌지 않은 인습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AI는 3초 만에 답하는데 그 사람은 사흘이 걸리는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느린 것을 무능으로 읽는 것 역시 AI 이전부터 있던 잘못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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